'의료법 개정' 촉구한 경제계 "비대면진료 계속 받게 해 달라"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7일 서울 중구 보아스 이비인후과병원에서 오재국 원장이 어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전화 걸어 비대면 진료를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중 ‘집중관리군’ 위주로 유선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일반관리군은 동네 병·의원 비대면 진료를 받는 새 재택치료 체계에 돌입했다. 2022.2.17/뉴스1

"현행 비대면진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

경제계가 현행 비대면진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의료법을 조속히 개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법 개정을 통해 의료인-환자 간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고, 당장 법 개정이 어렵다면 제도개선 전까지 시범사업을 통해 활로를 열어달라는 요청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4일 '비대면진료 제도화 촉구 경제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경제6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3년간 코로나 상황으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전국민 비대면진료가 중단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하고, 혁신적 시도가 번번히 좌초되는 것을 우려된다며 조속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현재 한국은 원칙적으로 비대면진료를 금지하고,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이를 허용하고 있다. 의료법 제34조에 따른 '의료인-의료인' 간의 비대면진료와 감염병예방법 제49조의3에 따른 국가적 감염병 위기 발생 시 '의료인-환자'간 한시적 비대면진료인 경우에 한한다.

경제계는 "중단위기에 놓인 '의료인-환자'간 비대면진료가 지난 3년간 안정성과 만족도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대형병원 쏠림 등 비대면진료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2020년 2월부터 현재까지 국민 1379만명이 3661만건의 비대면진료를 받았고 심각한 의료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면, 비대면진료 행위는 법적 근거가 사라져 불법이 된다. 조만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할 경우, 이에 맞춰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계는 "주요 경쟁국들은 바이오, 헬스 분야를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뛰고 있는데, 우리는 규제에 막혀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마저 갖지 못하고 있다"며 "OECD 국가 대부분이 허용한 비대면지료의 제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 얽매여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낡은 법제도와 기득권에 막혀 혁신이 좌절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과 제도화는 미래산업 육성과 우리사회의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