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도 지문·얼굴 인식으로... 구글 “비번 종말 시대 열렸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3. 5. 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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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패스키. /구글

이제 지메일 같은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알파벳과 숫자로 구성된 복잡한 비밀번호를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다. 사람들의 골머리를 앓게 했던 비밀번호가 없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구글은 3일(현지 시각)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구글 계정에 로그인할 수 있는 ‘패스키(passkeys)’ 기술을 출시했다. 이 기술은 비밀번호가 아닌 사용자의 지문이나 얼굴 인식 같은 생체 정보, 화면 잠금 개인 식별 번호(PIN)를 통해 쉽게 로그인할 수 있도록 한다. 마치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열 때처럼 지문, 얼굴 인식만 하면 자동으로 구글 서비스에 로그인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기존 비밀번호를 통해 로그인했던 구글 계정에서 로그아웃한 다음 패스키를 설치하고 재접속을 시도하니 ‘패스키를 사용해 본인임을 확인해 주세요’라는 메시지가 떴다. 스마트폰에 지문을 갖다 대자 바로 로그인이 완료됐다. 태블릿PC, 노트북에서도 쓸 수 있다.

이 기술은 편리할 뿐 아니라, 보안 측면에서 안전하다. 기존 비밀번호는 서비스 회사의 서버(대형 컴퓨터)에 저장돼 있다. 따라서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 비밀번호까지 유출되는 일이 잦았다. 반면 패스키는 서버에 비밀번호 정보를 남기지 않고, 개개인의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개인 IT 기기에 구글이 발급하는 개인 신분 확인용 패스키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기존 비밀번호는 피싱이나 해킹에 노출될 수 있지만, 패스키는 사용자 PC나 모바일 기기에 직접 저장돼 서버가 해킹되더라도 개인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없다”고 했다.

패스키가 저장된 기기를 분실할 경우 구글 계정에서 바로 패스키 기능을 취소할 수 있다. 기존 비밀번호 로그인도 계속 사용 가능하다. 구글은 “가장 쉽고 안전한 로그인 방법이자 비밀번호 없는 미래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비밀번호 종말 시대의 시작”이라고 자평했다.

구글을 비롯해 테크 업계는 해킹의 위험이 존재하는 비밀번호를 없애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250여 곳이 참여한 ‘파이도(FIDO) 얼라이언스’는 2018년부터 비밀번호 대신 생체 인식 로그인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 5월 비밀번호 없는 로그인 표준 확대를 위한 협력을 발표했고, 애플은 작년 9월 패스키를 이용해 운영체제인 iOS 16에 로그인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테크 업계에선 구글과 애플이 패스키를 도입하면서 비밀번호 없는 시대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도 얼라이언스는 이날 성명에서 “구글의 패스키 적용이 다른 온라인 서비스 업체에 훌륭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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