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극 뮤지컬로 탄생한 '행복한 왕자'…"마음속 동심 깨울게요"

강진아 기자 2023. 5. 4. 09: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비야 하룻밤만 더 날 도와줘. 저 아래 광장에 성냥 파는 소녀는 이 추운 겨울에 신발도 양말도 살 돈이 없어."

한 대표는 "행복한 왕자는 다른 이를 위한 사랑이 얼마나 큰 행복을 주는지 배워가며 성장한다. 보석과 황금을 처음부터 모두 주는 게 아니라 하나씩 나눠주는 것도 그런 의미"라며 "제비도 결국 그 곁을 떠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뮤지컬 '행복한 왕자' 프레스콜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열렸다. 연기하고 있는 배우 이휘종. (사진=HJ컬쳐 제공) 2023.05.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제비야 하룻밤만 더 날 도와줘. 저 아래 광장에 성냥 파는 소녀는 이 추운 겨울에 신발도 양말도 살 돈이 없어."

북유럽의 어느 큰 도시, 광장에 홀로 서 있는 조각상인 행복한 왕자는 따뜻한 나라로 떠날 채비를 하는 제비에게 간곡히 말한다.

이미 다락방의 가난한 청년에게 오른쪽 사파이어 눈을 물어다 준 제비. 남아있는 다른 사파이어 눈마저 뽑을 순 없다며 거절한다. 하지만 행복한 왕자는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을 대신해 한 번만 더 도와달라고 재차 부탁한다. 제비는 왕자의 눈을 뽑아 쏜살같이 날아가고, 홀로 남은 왕자에겐 고요한 어둠이 찾아온다.

동화로 유명한 '행복한 왕자'가 뮤지컬로 탄생했다. 지난달 29일 초연을 올린 이 작품은 오스카 와일드가 1888년 발표한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한승원 HJ컬쳐 대표는 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어른이 됐다고 동심이 사라진 건 아니다. 동심은 아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우리 안에 계속 남아 있다. 동심을 다시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이 작품을 택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뮤지컬 '행복한 왕자' 프레스콜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열렸다. 연기하고 있는 배우 홍승안. (사진=HJ컬쳐 제공) 2023.05.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행복한 왕자는 광장에서 도시의 온갖 가난과 비참함을 보며 슬퍼한다. 그리고 칼집의 루비 보석과 두 눈의 푸른 사파이어, 자신의 몸을 이루고 있는 황금 조각마저 모조리 떼어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고 칙칙한 잿빛 몸으로 남게 된다.

한 대표는 "행복한 왕자는 다른 이를 위한 사랑이 얼마나 큰 행복을 주는지 배워가며 성장한다. 보석과 황금을 처음부터 모두 주는 게 아니라 하나씩 나눠주는 것도 그런 의미"라며 "제비도 결국 그 곁을 떠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작품이 말하는 가치는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가 바로 사랑이다. 남녀간의 사랑을 넘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의 핵심"이라며 "이 극에는 다양한 사랑이 나온다. 청년은 자신의 꿈을, 제비는 왕자를, 왕자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이 같은 사랑이 동화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감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뮤지컬 '행복한 왕자' 프레스콜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열렸다. 연기하고 있는 배우 양지원. (사진=HJ컬쳐 제공) 2023.05.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HJ컬쳐가 뮤지컬 '어린왕자'에 이어 내놓는 두 번째 명작 시리즈다. 한 대표는 "콘텐츠의 원형을 크게 건드리지 않는 걸 선호한다"며 "전체적인 메시지는 원작을 유지한다. 다만 1인극으로 바꾸면서 제비의 시점 등 기존에 없었던 설정도 새롭게 추가했다"고 말했다.

오스카 와일드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공연은 시작된다. 1인극으로 배우는 오스카 와일드부터 행복한 왕자와 제비, 다락방 청년 등을 모두 소화한다. 양지원, 이휘종, 홍승안이 번갈아 연기한다.

홍승안은 "홀로 연기를 하다 보니 연습 과정에서 외롭기도 했다. 하지만 공연장에선 관객과 함께 만드는 작품이라고 느끼며 외롭지 않았다. 그날그날 극장의 공기가 다른데, 관객들과 호흡해 나가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휘종은 "행복한 왕자는 낮은 음악 같은 목소리를 갖고 있고 제비는 몸짓이 빠르고 민첩하다는 대본에 적힌 키워드로 캐릭터를 만들었다. 제비가 고음이면 왕자는 저음이고 오스카 와일드는 중저음이다. 처음에 각각의 목소리를 만들고 캐릭터를 입혔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HJ컬쳐 한승원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열린 뮤지컬 '행복한 왕자' 프레스콜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HJ컬쳐 제공) 2023.05.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양지원은 "홀로 다 해내야 한다는 부담과 동시에 설렘으로 다가왔다.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막상 첫 공연을 올리니 예상보다 더 큰 감동이 몰려왔다"며 "공연을 하며 어릴 적 이 책을 봤던 기억과 또 달랐다. 관객들도 살아온 가치관에서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6월18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