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이재명, '동문서답' 화법? / 태영호 "굽히지 않겠다" [띵동 정국배달]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탈당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 쇄신 의원총회를 불과 네 시간여 남기고, 거취 압박이 더 거세지기 전에 스스로 당적을 내려놓았습니다.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결단을 내렸다며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두 의원.
검찰의 정치 수사라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윤관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동안 여러 가지 일로 당에 많은 누를 끼치고 국민들께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성만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 중의 하나는 결국은 검찰의 정치 공세도 한 부분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법적 투쟁으로써 진실을 밝혀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당내에서는 이런 주장도 나왔습니다.
돈 봉투 사건의 본질은 민주당의 '도덕적 해이'라는 겁니다.
[안민석 / 민주당 의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실제적으로 이번 돈 봉투 사건을 통해서 국민들께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더 도덕적이라는 그런 믿음은 이제 폐기하신 것 같아요. 그러면 이 문제는 기획수사, 이쪽에 방점을 찍을 게 아니라, 저희 민주당의 도덕성의 실추, 따라서 도덕성 회복, 이쪽으로 답을 찾아야 된다.]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이 열 명에서 많게는 20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온 만큼 추가 조치가 있을지도 관심인데요.
박광온 원내대표는 고개를 숙이고 쇄신을 약속했습니다.
[박광온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적과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최선을 다해서 앞으로 민주당이 쇄신하고 변하겠다는 각오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송영길 전 대표가 의혹의 핵심이라며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이재명 대표에게도 탈당을 선언한 두 의원과 같은 원칙을 적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전주혜 /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경악할 것은 이재명 대표의 내로남불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전날 윤관석 의원을 만나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윤 의원에게 탈당해야 한다고 설득했다는 것입니다. 당이 침몰하든 말든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 규정하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방탄 대오를 주문했던 그가 '쩐당대회' 돈 봉투 살포는 철저히 남의 일이라고 본 모양입니다. 윤관석, 이성만 의원에게 했듯이 이재명 대표에게도 동일한 잣대를 대십시오.]
이재명 대표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이 대표는 두 의원의 선택에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했다고 합니다.
[권칠승 / 민주당 수석대변인 : 아쉽고 안타까운, 끝까지 같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또 결단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표시,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 자신이 두 의원에게 탈당을 설득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윤관석, 이성만 의원 자진 탈당했는데 대표님이 직접 설득하신 게 맞을까요?) 본인들이 결단하신 겁니다. (결단에 감사하다 이런 의사 표시가 있었다고 하는데?) 본인들이 당을 위해서 결단하신 거니까 그렇게 판단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 거듭되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반문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무조건 탈당 관련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도 있었는데 당에서 따로 제안한 게 있을까요?) 태영호 의원의 녹취 문제는 어떻게 돼 갑니까? 명백한 범죄 행위로 보여지던데. (검찰 수사가 진행된 다음에 탈당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태영호 사건을 검찰이 수사를 한다고 해요? 원래 의무적 수사 사항이라고 하던데. 네, 고맙습니다.]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질문에 거꾸로 태영호 의원 녹취록 파문에 대해 묻는 이재명 대표의 화법은 처음이 아니죠.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4월 24일) : (윤관석·이성만 의원 출당 내지 탈당 조치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기자회견은 어떻게 보셨나요?) 김현아 전 의원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요? 몰라요?]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4월 25일) : (송영길 전 대표가 출국금지 조치됐는데 어떻게 보세요?) 박순자 전 의원 수사는 어떻게 돼 갑니까? 관심이 없으신가 보군요? 예, 감사합니다.]
돈 봉투 의혹에 쏠린 시선을 국민의힘으로 돌리려는 전략일까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쪼개기 후원금' 의혹까지 터졌습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전후로 지역구에서 당선된 기초의원들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 명의로 나눠 후원하는 이른바 '쪼개기 수법'까지 동원됐다는 보도가 나온 겁니다.
기초의원 공천 과정에 뒷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건데요.
민주당은 이런 포스터까지 제작해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반박했습니다.
'태영호 죽이기 집단 린치'라는 겁니다.
[태영호 / 국민의힘 최고위원 : 특히, 북한 김정은 정권은 제 핸드폰을 해킹하고, 지인들에게 피싱 메일을 보내고, 페이스북 가짜 계정을 만들어 후원금을 갈취하고, 심지어 지난주 금요일에는 종북 단체 대진연이 제 지역 사무소를 무단 점거하는 사태도 벌어진 와중에 제 보좌진 중 그 누가 보좌진 내부 회의 내용까지 불법 녹음하여 불법 유출시켜 정치 공세에 악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에서는 잇단 논란에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기류가 강합니다.
김기현 대표는 윤리위원회에 태영호 최고위원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함께 심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윤리위는 예정에 없던 회의를 열고 녹취 관련 징계 안건을 제주 4·3 관련 발언 등 기존 안건과 병합해 오는 8일에 심리하기로 의결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정확한 사실관계를 좀 더 파악을 했어야 될 필요가 있는지, 파악을 해본 결과 그러니까 실제로 정무수석이 하지 않을 말을 한 것처럼 본인이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켜서 그것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당에 주게 되었다, 하는 점에 대해서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황정근 /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장 : 사안이 워낙 중요하고 당 대표께서 요청했기 때문에 긴급하게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는 윤리위 개최 요구를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쪼개기 후원 의혹도 나왔는데?) 그건 아닙니다. 그건 징계 개시 안건이 아닙니다. 녹취록 관련만 했습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음해성 정치공세와 가짜뉴스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는데요.
당내 일부에서 제기되는 최고위원직 사퇴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오는 8일 윤리위에서 중징계가 나온다면 거취 논란은 다시 불거질 수 있어 보입니다.
민주당은 태영호 최고위원 녹취록 파문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이라며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공천 개입으로 처벌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서영교 / 민주당 최고위원 : 공천, 선거 등을 미끼로 대통령실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하면 이건 선거법 9조 위반입니다. 선거법 9조 2항에는 경찰과 검찰은 이에 대해서 바로 수사해야 된다,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여러분, 공천, 선거에 개입해서 2년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입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렇게 2년 징역형을 받을 때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장이 누구입니까? 윤석열 당시 중앙지검장입니다, 이렇게 기소될 때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었습니다.]
태영호 최고위원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여부도 관심이죠.
그런데 일부 당원들이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반대하는 요구서 약 2만 장을 당에 제출했습니다.
[송세달 /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 : 김재원 최고위원을 징계할 경우 야당과 좌파 언론의 파상공세가 뒤따른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렇게 되면 태영호, 조수진, 김병민, 장예찬 최고위원들은 순차적으로 무너지고 김기현 체제는 결국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의 잇단 논란에 지도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예정된 최고위원회 일정을 전면 취소했는데요.
문제가 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차단하기 위한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야당의 공세까지 거센 만큼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정국 브리핑이었습니다.
YTN 김대근 (kimdaege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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