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 최대…왜 걱정?
<앵커>
친절한 경제의 오늘(4일)도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뉴욕에서 김종원 특파원이 조금 전 전해 왔죠. 미국이 조금 전 새벽에 기준금리를 또 올렸습니다. 이제 5.25%까지 올랐는데 의미 좀 짚어주시죠.
<기자>
미국 금리 이야기 늘 이렇게 하는 게 이게 미국 금리지만 절대 먼 얘기가 아니죠.
지금 우리가 당장 부담해야 하는 이자와 돈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계속 이렇게 관심 갖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결국 또 올렸습니다. 이른바 한 계단으로 치는 0.25% 포인트만 올리기는 했지만 2007년 9월 이후로 16년 만에 처음 보는 높은 금리고요.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을 벗어나진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금리를 좀 더 올려도 정말 괜찮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큰 가운데 또 올린 겁니다.
왜 우려가 크냐, 잊을 만하면 자꾸만 미국의 중급 은행들이 파산하고 있습니다.
중급이라고는 하지만 한국 최대 은행인 신한은행의 절반 정도나, 3분의 1 정도 되는 자산 규모의 큰 은행들이 올해만 3개 쓰러졌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서부에서 큰 부자들을 상대로 이를테면 메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사람들을 상대로 영업을 잘해왔던 퍼스트리퍼블릭이란 은행이 파산했는데요.
올해 파산한 은행들 이유는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지난해부터 1년 만에 갑자기 5% 포인트가 쑥 오른 고금리와 연관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은행은 지금의 은행 불안이 진짜 금융위기급의 은행위기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서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이 인수를 하긴 했는데요.
혹시 두더지게임 아시나요? 지금 약간 그 두더지게임 같은 모양새입니다. 하나를 때려서 집어넣으면 다른 두더지가 또 올라오는 게임이죠.
퍼스트리퍼블릭의 상황이 JP모건의 인수로 정리되자마자 다음 차례는 누구누구다, 소문이 돌고 있고요.
이름이 거론되는 은행들의 주가는 최근 또 폭락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린 겁니다.
<앵커>
여러 가지 부담이 있을 텐데, 미국 중앙은행이 이렇게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물가를 확실하게 잡고 가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미국은 경기가 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은행들도 불안하다.
이런 걱정과 지금 물가를 확실하게 잡지 못하면 물가 급등의 잔불이 조금 더 크게 번질 것 같다. 이런 걱정이 서로 다투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리를 한 번 더 올리는 게 굉장히 부담이 되는 환경이기는 하지만 인플레를 확실히 잡기 위해서는 이번에는 한번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번에 진짜 궁금해 한 건, "그래 오늘까진 올린다는 걸 알겠는데 앞으로는 어쩔 거냐?" 이거였습니다.
추가 인상도 생각하고 있는지 여기에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파월 의장이 한 말은 물가를 잡으려면 추가 긴축이 필요할지 이것저것 고려해서 결정하겠다는 거였습니다.
3월에는 추가 긴축이 필요할 걸로 본다 못을 박았거든요.
다시 말해서 금리가 떨어지길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확답은 주지 않았지만, 물가가 어느 정도 잡히는 모습을 보이면 오늘이 이번 금리 인상의 끝일 수 있다는 기대를 계속할 수 있게 해준 겁니다.
<앵커>
이번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은 정도, 그 차이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잖아요. 이게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한번 짚어주시죠.
<기자>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이 정도로 낮았던 적이 없습니다.
역대 최대 폭입니다. 1.75% 포인트까지 격차가 생기게 됐는데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1금융권의 대형 은행이 제일 안정적인 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자를 더 많이 주니까 예금하려고 저축은행을 선택하잖아요.
그런데 대형 은행이 이자도 1.75% 포인트나 더 많이 주기 시작했다. 저축은행에 넣었던 내 돈을 대형은행으로 옮기고 싶겠죠.
달러가 대형은행이고, 원화가 가장 잘 나가는 저축은행 중의 하나 같은 겁니다.
달러가 금리도 이렇게 더 높으면 우리 돈 원화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우리 경제도 규모가 만만치 않고, 대비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요.
안 그래도 요즘 원 달러 환율 심상치 않게 오르고 있죠.
미국보다 이전에도 금리가 1.5% 포인트나 낮았던 게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였는데 이제는 경험해 본 적이 없는 폭으로 벌어졌으니 부담이 있고요.
당장 이달 25일에 한국 기준금리가 결정되는데요. 미국의 이번 금리 결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즘 시중에 예금하러 가면 이자가 기준금리 3.5%보다도 낮습니다.
그 이유가 이제 기준금리도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생각을 모두 하고 있어서인데요. 이 분위기도 약간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여기까지는 예견된 일이었다. 큰 동요는 없을 거란 전망도 나오지만요. 그래도 우리가 좀 더 부담을 갖고 금리를 지켜보게 된 건 분명합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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