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식 대신 영화 볼래”…英왕실에 등 돌린 청년들

김가연 기자 2023. 5. 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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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각) 영국 시민들이 런던 중심가의 한 카페를 지나치고 있다. 이 카페는 다가오는 찰스 3세 국왕의 즉위식을 기념하는 깃발을 내걸었다./AP연합뉴스

영국 왕실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젊은 세대들은 이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3일(현지시각) AFP통신이 전했다.

매체는 영국 왕실에 대한 청년층의 긍정 평가가 지난 몇 년 간 크게 하락했다고 전했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8~24세의 응답자 26%만 “군주제가 영국에 좋다”고 답했다. 앞서 2019년 7월 진행된 조사에서는 같은 연령대의 응답자 48%가 군주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불과 4년 만에 청년층의 왕실 지지도가 큰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AFP통신은 찰스 3세의 동생 앤드루 왕자가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 찰스 3세의 아들 해리 왕자와 미국 배우 출신 메건 마클의 결혼 등 영국 왕실을 둘러싼 여러 논란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관식은 화려한 구경거리를 선사하겠지만 젊은 층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을 것 같다”며 “해리 스타일스 등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가수들은 대관식 초청을 거절했다. 대신 부모 세대에서 인기를 끄는 라이오넬 리치와 안드레아 보첼리가 공연할 예정”이라고 했다.

매체는 대관식에 무관심한 몇몇 청년들의 반응도 소개했다. 간호학과 학생인 밀리 하비(18)는 “대관식날 집에서 영화를 보며 하루를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건 우리한테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왕실이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자라지 않았다”고 했다.

아이샤 도산즈(23)도 “나와 친구들은 다가오는 대관식에 정말 관심이 없다”며 “군주제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무언가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왕실과 많은 교류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별로 신경써야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편 찰스 3세의 대관식은 오는 5월6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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