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급금 받고도 169일 지연 지급" 부산 불공정 하도급 28건 적발

부산시 감사위원회 '건설공사 하도급 관리실태 특정감사' 결과 28건 적발
공사 간접비 축소해 하도급자에게 적게 지급
선급금 받고도 공사비 지연 지급…이자도 안 줘
해당 기관에 시정 및 권고 조치

부산지역 공공기관이 발주한 관급공사에서 이뤄진 불공정 하도급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4일 '건설공사 하도급 관리 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28건의 부적정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여간 시 본청과 건설본부, 상수도사업본부, 16개 구·군, 부산도시공사 등에서 발주한 건설공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요 지적 사항을 살펴보면 상수도사업본부의 A공사 원도급자는 공사 간접비 일부를 공제·축소해 하도급자에게 3억600여만원을 적게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본부로부터 발주를 받은 5개 공사 원도급자는 선급금 304억2400여만원을 받고도 하도급자들에게 최장 169일을 지연해 선급금을 지급했고, 지연에 따른 이자 1억6200만원도 주지 않았다.

기장군이 발주한 한 공사 원도급자는 하도급 계약 시 건강, 연금보험 등을 반영하지 않아 하도급자가 받아야 할 사회보험료 53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부산교통공사는도시철도 공사용 임시 전기공사를 시공 자격이 없는 업체에 하도급 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본부 역시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공사를 시공 자격이 없는 도급자가 시공하도록 설계변경하고, 시공은 정보통신공사업자에게 하도급 계약을 체결해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수도사업본부 및 강서구의 원도급자는 공사현장 18곳의 현장대리인을 해당 공사 외 타 건설 현장에 중복 배치한 사실이 적발됐다.

건설본부 등 일부 기관의 하도급자도 16개 공사 현장의 현장 대리인을 타 건설 현장에 중복 배치해 시공과 안전 관리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시 감사위는 지적했다.

시 감사위는 하도급 계약금액 반영 부적정 사항과 하도급사 사회보험료 등을 미 반영한 기관에는 하수급인에게 정상적인 대금 지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정 조치했다.

또, 하도급 부적정 기관에는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인 주의 통보 및 관련자에게는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시 감사위는 불법 하도급 및 임금체불 방지를 위해 특별점검을 실시한 건설본부 직원과 공사 관계자 간 소통에 기여한 부산도시공사 직원에게 시장 표창을 수여했다.

한상우 부산시 감사위원장은 "건전한 하도급 문화를 정착시켜 공정한 하도급 생태계 문화가 조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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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중석 기자 jsp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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