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SG는 허공에 13억 날렸다, 두산은 어떨까...개막 한 달 만에 데뷔 하는 외인 투수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두산 베어스가 그토록 기다리던 외인 투수가 KBO리그 1군 무대 첫 등판을 앞두고 있다. 두산은 4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딜런 파일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딜런은 올 시즌 두산이 총액 65만 달러(연봉 55만·인센티브 10만)에 새롭게 영입 외국인 투수다. 2019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팀 내 최고의 제구력 투수에 선정되었을 만큼 안정된 구위와 제구력을 겸비한 완성형 선발투수다.
많은 기대를 받고 영입한 선수인데 리그 개막 한 달이 지나도록 등판하지 못했다. 지난 3월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말미에 타구에 머리를 맞으며 '골 타박으로 인한 어지럼증'으로 치료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동안 한화 스미스와 SSG 로메로는 짐을 쌌다. 스미스와 로메로는 외국인 첫해 영입 상한 금액(100만 달러)을 모두 채워 야심차게 데려온 외인 투수들이지만 제대로 던져보지도 못하고 떠났다.
한화 스미스는 지단달 1일 키움과의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했지만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오른쪽 어깨 근육 미세 손상 판정을 받았지만 재활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고 결국 퇴출됐다.
심지어 SSG 로메로는 1경기도 던지지 못하고 퇴출됐다.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 도중 어깨 충돌 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시범경기조차 등판하지 못했다. 치료를 위해 계속 미국에 머물렀다.
두 선수 모두 보장금액이 80만 달러로 두 팀은 허공에 돈을 날렸다.
두산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딜런은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쳤다. 퓨처스리그에서 KIA를 상대로 최고구속 150km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총 69개의 공을 던지며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1군 진입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완벽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린 그는 지난 2일 드디어 1군에서 합류했다. 잠실야구장에 도착한 딜런은 외야에서 가볍게 러닝과 통 토스를 한 뒤 코칭스태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최종 연습투구를 했다. 10여 개 정도의 공을 구종별로 던졌고 옆에서 지켜보던 정재훈 투수 코치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딜런을 격려했다. 딜런도 자신의 투구에 만족했는지 환하게 웃으며 마지막 연습 투구를 마쳤다.
이승엽 감독은 딜런에 대해 "이제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매일 봤으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제 두산은 알칸타라-딜런으로 이어지는 외국인 워투펀치를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한 명이 빠진 4월, 12승 1무 11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을 넘겼고 5강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5월 제대로 된 전력을 구축한 두산은 이제 왕조 부활을 꿈꾼다.
[지난 2일 마지막 연습투구를 마친 딜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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