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스텝 밟은' 연준, 동결 시사에… 한은도 금리 인상 멈추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았지만 연준 내에선 최종금리에 가까워졌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5일 예정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3회 연속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연준은 3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4.75~5.00%던 기준금리를 5.00~5.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연준은 10차례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는 2007년 8월 이후 약 16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 한국 기준금리(3.50%)와 격차는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FOMC는 이날 금리 인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FOMC회의에서 "금리 인상 중단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그(금리인상 중단) 결정은 6월 회의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FOMC는 성명을 통해 통화긴축 정책 종료를 사실상 시사했다.

FOMC는 성명에서 "추가 정책 강화(금리인상)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구를 생략하고 "추가 정책 강화 조치가 적절할 수도 있다"며 긴축에 대한 의지 표현을 다소 완화했다.

이는 연준이 사실상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 동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올 2월과 4월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2차례 연속 동결한 바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고 동결 기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전월(4.2%)과 비교해 0.5%포인트 낮아졌다. 물가 상승률이 3%대인 건 지난해 2월(3.7%) 이후 처음이다.

불과 9개월 전인 지난해 7월 물가상승률이 6.3%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 흐름이 크게 둔화했다.

여기에 국가 경제의 대표적 펀더멘털 지표로 꼽히는 경상수지가 올 1~2월 누적 적자만도 47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올 한해 경상수지가 160억달러 흑자에 그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8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은이 긴축 카드를 꺼내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전날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에 앞서 미 CNBC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4%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 있지만 여전히 근원인플레이션은 목표 경로치를 웃돌고 있다"며 "지금 이 시기에 피봇(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