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의원들, 이제 용산 사람들과 대화할 때 녹음기 켜고 갈 것"

태영호 '총선 공천 녹취록 논란' 관련 비판
"책임자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 윤리위만 소집"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블로그 '고공행진' 오프라인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태영호 최고위원을 둘러싼 '총선 공천 녹취록 논란'과 관련해 "책임져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위원회만 소집해서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윤리위는 명백하게 힘의 상하관계가 있다"면서 "힘이 세다고 여겨지는 쪽이 최근 수없이 근육 자랑과 실력 행사를 해대는 상황 속에서 '태 의원이 과장했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징계한다면 태 의원이 더 크게 반발할 걸 예측 못 하는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 수석의 압박이 사실일 경우 책임질 사람은 이 수석 또는 그에게 지시한 사람, 책임 안질 사람은 태 의원과 보좌진"이라면서 "태 의원이 허언한 경우 책임질 사람은 태 의원, 책임 안 질 사람은 이 수석과 태 의원 보좌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보좌진이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 불명확한데 왜 색출하고 있냐"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힘으로 찍어 누르는 상황이라면 이제 국회의원들이 수석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 아니면 용산 사람들과 대화할 때 녹음기를 켜고 갈 것"이라며 "안 그러면 해명할 수도 없이 힘으로 찍어 눌릴 테니까. 잘 생각해보면 이미 여럿이 경험하고 있는 세계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요청으로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는 태 최고위원의 녹취록 논란을 징계 절차가 개시된 기존의 다른 사건들과 병합해 심사해달라고 요청했고, 윤리위가 논의 끝에 이를 수용했습니다.

당 윤리위는 오는 7일까지 태 최고위원으로부터 서면 소명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8일 열리는 3차 회의에서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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