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IPO 몸값 1천억 넥셀, 상장밸류도 기대감 상승
투자 경색국면서도 185억 유치…“하반기 기술성평가”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기술 유래 오가노이드 전문기업 넥셀이 바이오 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펀딩에서 185억원을 유치했다. 올해 프리IPO를 마무리한 바이오 회사 중에서는 손에 꼽히는 규모다.
1일 넥셀에 따르면 지난 28일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플래티넘기술투자로부터 약 35억원의 투자금이 납입되면서 총 규모 185억원의 프리IPO 펀딩 유치를 마쳤다. 포스트 밸류는 1055억원이다.
회사는 하반기 중 기술성평가 심사를 청구하고 연내 상장예비심사 청구까지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넥셀 관계자는 “소부장 기업으로 인증도 받았고 매출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 기술특례상장 정공법으로 갈 예정”이라며 “스팩합병 등 다른 방안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상장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넥셀은 바이오 기업으로는 드물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으로부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 인증도 받았다. 해당 인증을 받으면 산업기능 요원제도, 사업화 및 경영지원, 기술지원 및 기술개발 등 소재부품장비 산업분야 성장을 위한 전반적인 지원사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2년 고려대 생명공학대학에서 개발된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된 넥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hiPSC) 대량생산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넥셀은 hiPSC 기술 유래 세포를 활용한 제품화 및 위탁개발생산(CDMO)을 통해 매출 규모를 급격히 성장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동물실험대체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hiPSC를 활용한 생체 외 심장 독성평가방법의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넥셀은 이와 관련한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갖고 있고 다양한 hiPSC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신약 유효성 평가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를 기반으로 세포치료제 분야로도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넥셀이 상장한다면 iPSC 전문 바이오텍으로서는 국내 최초의 상장사가 된다. 피어그룹을 꼽기는 쉽지 않지만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 에스바이오메딕스를 줄기세포 기술기업으로 넥셀과 묶을 수 있다. 최근 에스바이오메딕스가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99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IPO에 흥행하고 있어 넥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프리IPO에는 산업은행과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신규투자자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최근 바이오 투자시장이 경색되면서 벤처캐피탈(VC)들이 신규투자를 최소화하는 가운데서 이뤄진 투자라 의미가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VC들은 보유한 바이오 포트폴리오 중 2020~2021년쯤 시리즈A나 시리즈B를 진행해 올 하반기 IPO를 앞둔 곳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새로운 곳에 신규투자는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특히 프리IPO 단계에서 신규투자자로 참여하는 건 VC 입장에서 바로 성과가 확인되는 리스크가 있어 상당히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넥셀의 경우 매출이 없는 신약개발사가 아니라 줄기세포 기반 체세포 독성평가 사업으로 실제 매출을 내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프리IPO 단계에서도 VC의 관심이 뜨거웠다. VC의 한 바이오 전문 심사역은 “최근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VC에서도 리스크가 큰 신약개발사에는 투자를 최소화하고 미용의료기기나 제형변경기술 개발사 등 상대적으로 바로 사업성과가 나타나는, 즉 리스크가 적은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며 “넥셀 같은 경우도 체세포 독성평가 사업에서 실제 매출이 나고 있고 확장 가능성이 커 프리IPO 라운드에서 관심갖는 곳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넥셀은 자회사인 넥셀 USA의 CDMO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난 1분기 9억4000만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보다는 230% 성장한 수치이자, 지난해 연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다. 회사측은 hiPSC 유래 심장세포 제품 판매 및 관련 독성평가 서비스가 확대되면 올해 최소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장외주식거래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서 넥셀은 지난달 1만~2만원 사이에서 주식이 거래됐다.
나은경 (ee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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