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훼손없이 구석기시대 여성 DNA 추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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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네덜란드 공동 연구팀이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사슴이빨 펜던트에서 북유라시아인 조상 여성의 DNA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와 네덜란드 레이던대 공동연구팀은 4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고대 동물의 뼈나 이빨을 훼손하지 않고 유전물질을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해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사슴이빨 펜던트에서 인간 DNA를 추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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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동물 뼈 훼손하지 않고 유전물질 추출 가능
독일과 네덜란드 공동 연구팀이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사슴이빨 펜던트에서 북유라시아인 조상 여성의 DNA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펜던트는 약 2만 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와 네덜란드 레이던대 공동연구팀은 4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고대 동물의 뼈나 이빨을 훼손하지 않고 유전물질을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해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사슴이빨 펜던트에서 인간 DNA를 추출했다고 밝혔다.
돌·뼈·치아로 만든 고대 유물은 당시 조상 인류의 행동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동물 뼈나 이빨은 다공성 물질로 땀·혈액·타액 등 DNA가 들어 있는 체액이 침투할 수 있어 유물 제작자나 사용자를 밝혀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반면 지금까지 수만 년 전의 뼈나 이빨에서 DNA를 추출하려면 유물을 파괴하거나 변형·변질시켜야 해 DNA 추출과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마리 소레시 레이던대 교수는 “구석기시대의 뼈와 치아 유물 표면에는 유물 생산과 사용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며 “DNA 추출 과정에서 표면의 미세구조 등을 완벽하게 보존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DNA 추출에 사용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고대 뼈와 치아의 표면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반복적으로 실험해 유물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유전물질을 뽑아낼 수 있는 인산나트륨 기반의 ‘비파괴 DNA 추출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용액에서 추출한 인간 DNA와 사슴의 미토콘드리아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펜던트는 1만 9000~2만 5000년 전 엘크의 일종인 와피티 이빨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으며 인간 DNA는 당시 여성의 것으로 확인됐다.
펜던트 제작자 또는 착용자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같은 시대에 살았지만 이전에는 시베리아 동쪽에서만 발견되던 고대 북유라시아인 집단과 유전적으로 밀접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고대 유물이 인류 조상의 유전적·문화적 정보와 직접 연결된 고대 인류의 DNA를 얻을 수 있는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연구 방법을 석기시대의 뼈와 치아로 만든 다른 많은 유물에도 적용해 연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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