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콘서트 티켓 너무 비싸” 태국팬 울상에 정치인까지 나섰다

그룹 블랙핑크가 지난해 미국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투어 첫 북미 공연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YG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류 열풍의 중심지인 태국에서 K팝 콘서트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팬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일부 팬들은 소비자보호원을 찾아 문제 해결에 나서기도 했다.

4일 현지 매체 MGR온라인에 따르면 올해 태국에서 티켓이 판매된 K팝 콘서트의 평균 가격은 5270밧(약 20만8000원) 수준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470밧(약 17만6000원)보다 17.9% 올랐다. 10년 전인 2013년 평균 가격 3302밧(약 13만원)과 비교하면 59.6% 치솟았다.

과거 K팝 공연의 가장 비싼 티켓은 6000밧, 가장 싼 티켓은 1050밧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가격이 너무 비싸고 이에 따른 혜택도 미미하다는 불평이 많아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러면서 콘서트 가격이 태국 소득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고 지적했다.

오는 27~28일 태국 최대 규모 공연장인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블랙핑크 공연의 VIP 티켓 가격은 1만4800밧(약 58만3000원)이다.

부동산 개발업체 산시리의 전 회장 스레타 타위신 태국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EPA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도 문제 제기에 나섰다.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 세타 타위신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한국 가수 콘서트 티켓 가격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팬이지만 돈이 없는 아이들이 이 가격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에 안타깝다”며 “국가가 나서서 티켓 가격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 소비자보호원 찾은 K팝 팬들./MGR온라인 홈페이지

콘서트 가격 부담에 일부 팬들은 태국 소비자보호원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보호원은 정부가 가격을 규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보호원은 “현재로서는 콘서트 티켓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법률이 없다”며 “가격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사이의 합의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10년 전에는 콘서트 비용의 70%를 스폰서 후원으로 충당했지만, 이 비중이 30% 밑으로 줄면서 티켓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티켓 가격에 불만을 제기하던 태국 팬들은 소셜미디어에 “주최 측은 K팝 팬들을 이용하면 안 된다”는 해시태그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