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韓흥행 자신 없었는데"…'스즈메의 문단속' 감독, 500만 韓관객 향한 뜨거운 연서(종합)

조지영 2023. 5. 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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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용산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용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일본 현존 최고의 애니메이션 작가로 등극한 신카이 마코토(50) 감독이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500만 한국 관객에게 마음을 담은 연서를 보냈다.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지난 3월에 이어 한 달만인 27일 오후 한국에 재방문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서울 용산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가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의 한국 흥행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국내에서 2016년 개봉해 379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신드롬의 서막을 연 '너의 이름은.'과 전작 '날씨의 아이'(19)에 이은 '재난 3부작' 중 마지막 시리즈인 '스즈메의 문단속'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사람들의 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11월 11일 일본 극장 개봉 당시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물론 일본 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광풍을 일으켰고 이러한 '스즈메의 문단속'을 향한 광풍은 한국 스크린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지난 3월 8일 국내에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6일 만에 100만, 13일 만에 200만, 20일 만에 300만, 31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지난 18일 누적 관객수 473만명을 기록하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의 기록(누적 454만명)을 꺾고 올해 개봉작 중 흥행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또한 개봉 52일 차인 지난달 28일 500만 터치다운에 성공, 올해 한국 및 외화 영화 전체 개봉작 중 첫 500만 돌파 기록이자 국내 개봉한 일본 영화 중 최초 500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으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

27일 서울 용산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용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7/

"300만 관객이 넘으면 다시 한국을 찾겠다"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27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다시 한국 관객을 찾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을 처음 한국에 소개할 때 한국 관객이 많이 봐줄지 상상을 못 했다. 그런데 이런 스코어를 보게 돼 매우 놀라고 있다. 지난번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하기 전 내한했을 때 '300만 돌파 시 다시 내한하겠다'라는 약속을 했는데 이번에 오니 어느덧 5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더라.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영화가 일본에서 있었던 재해(동일본 대지진)를 그린 작품이라 아무래도 한국 관객이 즐겁게 볼지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었다. '너의 이름은.' 같은 경우는 혜성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상대적으로 좀 더 이해하기 쉬운데 '스즈메의 문단속'은 정말 흥행을 알 수 없었다. 일본 사회를 깊게 다룬 작품이라 한국 흥행 특히 불안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스즈메의 문단속'이 '너의 이름은.' 이상으로 한국 관객이 많이 봐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했다"고 웃었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에 "솔직히 나 역시 그 부분이 굉장히 신기하고 궁금해 묻고 싶다. 한국의 젊은 관객이 왜 이 영화를 많이 봤는지 궁금하다"며 "나는 20년 정도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데 2004년 이후 신작을 들고 꾸준히 한국을 찾아왔다. 그 사이에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좋았던 적도 있었고 정치적인 이유로 좋지 않았던 일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매번 한국을 찾았고 관객과 교류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오랫동안 교류한 결과가 흥행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에 '노재팬'의 반대 격인 '예스재팬' 바람이 부는 것에 대해 "'예스재팬'이라기보다는 확실히 예전과 비교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의 문화에 대해 저항이 없어진 것 같다. 일본 관객도 한국의 K-POP을 좋아한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스즈메의 문단속'도 많이 사랑해 주고 있다. 이제 나라는 상관없는 것 같다. 젊은 관객들이 단지 재미있는 문화를 찾는 것 같다. 일본에서도 K-POP의 인기는 꼭 한국 문화라서 열풍이 있는 게 아니라 K-POP을 부르는 그룹이 멋지고 아름답고 또 노래도 듣기 좋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확실히 문화의 장벽이 없어진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나 역시 요즘 빠진 K-POP 걸그룹이 있다. 최근에 아이브의 노래에 빠졌고 '아이엠'이라는 최신 신곡을 거의 매일 듣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브의 멤버 이름은 단 한 명도 알지 못한다. 아이브가 굉장히 예쁘고 아름답고 파워풀한 걸그룹이라는 건 알지만 여전히 멤버들의 이름은 모른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또 다른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꺾고 올해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어려운 이야기다. 처음 '스즈메의 문단속'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 기록을 꺾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물론 기뻤다. 일본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그렇고 중국에서까지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계속 라이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먼저 개봉하고 '스즈메의 문단속'이 나중에 개봉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감사한 일이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덕분에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관객에게 재미있게 느껴지게 됐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중국은 한국과 개봉 순서가 반대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먼저 개봉하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이후 개봉했다. 중국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중국에서는 '스즈메의 문단속'이 쫓기는 상황이다"고 웃었다.

27일 서울 용산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용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7/

마지막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차기작과 협업에 대해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차기작으로 다시 재해를 다룬 작품을 만들지 모르겠다. '너의 이름은.'을 만들 때도 '재난 3부작'을 만들겠다 계획한 것은 아니다. 나의 내면에 11년간 동일본 대지진을 잊지 못하고 있었고 그 결과 '너의 이름은.'부터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세 편의 작품이 나온 것 같다. 다음 작품도 재해를 소재로 하면 관객이 질리지 않을까? 다른 테마 생각도 하고 있다"며 "협업에 대한 궁금증도 많은데 아직 제한을 받아보지 못했다. 나와 오랫동안 일했던 프로듀서가 이번에 봉준호 감독과 작업을 한다며 자랑하더라. 어떤 작품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계속 부럽다고 생각했다"고 재치를 드러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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