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 "영화는 기나긴 하나의 노래"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이 500만 관객을 넘겼다. 올해 개봉작 중 500만 관객을 넘긴 것은 이 영화가 최초다.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중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도 '스즈메의 문단속'이 처음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다. 앞서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등으로 사랑받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52일 차인 지난 4월28일 500만 관객을 기록했다. 3월 한 차례 내한했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 다시 한번 내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4월27일 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날 오후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에서 국내 취재진들과 만나 "어떻게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셨는지 신기하고 감격스럽다"는 벅찬 소감을 전했다.
"최근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한국에서 대히트했기 때문에 그 기운을 이어받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의 재난 속 상처를 입은 소녀가 회복해가는 이야기가 한국 젊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준 것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한국 관객들은 다정해요. 봉준호 감독님의 작품에 비하면 제 작품은 매우 불완전한데, 그런 영화를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시고 메시지를 발견해주신 한국 관객들은 정말 다정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2011년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사건을 중심 소재로 다룬다. 재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즈메의 여정이 한국 관객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였다면, 여전히 지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일본 관객들에겐 치유의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인간은 아주 예전부터, 만화나 영화가 존재하지도 않았을 때부터 그림을 그려서 계속 다음 세대에 뭔가를 전달해왔어요. 그렇다면 저희의 일은 애니메이션이라는 미디어를 통해서 사회에서 일어난 큰 재해를 이야기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옛날 이야기나 신화 같은 느낌으로 만들고자 했어요. 다만 실제 사건을 엔터테인먼트화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날 필요가 있었어요. 이 영화는 동일본 대지진 12년 뒤에 만들어졌는데, 만약 4~5년밖에 안 지난 사건이었다면 너무 생생해서 만들기 어려웠을 거예요."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이야기인 만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엄격한 연출의 규칙들을 세웠다. 재난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를 피한 것은 물론 단 한 컷,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장면까지도 조심스럽게 다뤄 누구라도 온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12년이 지났지만 일본엔 여전히 그 상처가 남아있고, 아직도 본인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피난 상태로 살고 계신 분들이 수천 명이에요. 그래서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많이 고민했어요. 일단 쓰나미가 마을을 덮치는 순간은 묘사하지 않겠다, 대지진을 직접 그리진 않겠다고 처음부터 정했죠. 또 돌아가신 분들과 재회하는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특히 일본 영화관에서는 '이 영화는 지진 경보가 울리고 지진에 대해 다룬다'고 알리는 주의사항을 많이 적어놨었어요. 혹시 재해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들이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봤다가 상처받을 수 있어서 미리 주의를 드리는 작업이 필수였죠."
섬세한 연출뿐만 아니라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상미는 많은 관객들이 '스즈메의 문단속'을 'N차' 관람하며 사랑한 이유다. '색채의 마술사'라고도 불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시각적인 부분만큼 음향도 중요해서 스토리보드 단계에서 음성을 모두 넣어봤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두 시간짜리 긴 곡이라고 생각해요. 한 곡의 영화, 기나긴 하나의 노래 같은 것이죠. 그래서 한 영화 속에는 템포가 빠른 부분도 있고 천천히 노래하는 부분도 있어요. 두 시간의 긴 멜로디를 어떻게 즐겁게 만들지 고민하다가 스토리보드 단계부터 대사를 녹음해서 소리를 넣고, 그 리듬에 맞춰서 그림을 넣는 식의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기술적으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스토리보드에 소리와 리듬을 넣는 것, 그게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올 상반기 국내 극장가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대세다. 연초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450만 관객을 동원하며 깜짝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 역시 영화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탄탄한 스토리와 일본 작품 특유의 감성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은 일본 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예전보다 훨씬 널리 퍼지고 성장하고 있어요. 이렇게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제 작품은 굉장히 미미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너의 이름은.'이나 '스즈메의 문단속'이 많은 관객들을 동원한 것은 맞지만 '주간 소년 점프'에 나온 작품처럼 원작 만화가 있는 영화들이 널리 퍼지면서 확실히 힘을 얻고 있는 것 같아요. 약 15년 전부터 여러 작품을 해외로 알리려 했던 일본 배급사들의 노력이 이제 결실을 맺는 것 같고요. 근데 좋은 뉴스만 있진 않아요. 일본 애니메이션은 사람이 손으로 한 장 한 장 그리다보니 시대에 뒤처졌다는 평가도 있죠. 그런 방식을 개선하는 게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과제일 겁니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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