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문송합니다는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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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를 함축시킨 나름 대한민국에서 유구한(?) 역사를 지닌 말이다.
그렇다면 10년 이상 지속된 문과의 취업난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됐을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강산은 변했어도 문과의 취업난은 변하지 않았다.
더 이상 문과생들이 죄송할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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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를 함축시킨 나름 대한민국에서 유구한(?) 역사를 지닌 말이다. 2010년대부터 인문사회계열을 전공한 청년들의 낮은 취업률로 인해 자조적인 신조어가 탄생하게 됐다.
사실 개인적으로 문송합니다는 뼈저리게 느껴지는 말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문이과를 선택할 시점, 문과를 선택하자 담임 선생님에게 돌아오는 답은 "괜찮겠어?"였다. 이과를 선택하는 편이 대학 진학이나 취업할 때 유리하다는 게 선생님의 설명이었다. 당시에도 '문과'하면 대학과 취업이 어려운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렇다면 10년 이상 지속된 문과의 취업난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됐을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강산은 변했어도 문과의 취업난은 변하지 않았다.
2022년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대전 지역에서의 문과계열 직업의 구인은 9749명인 반면, 구직 인원은 2만 7888명으로 두 배 이상의 미스매칭이 발생했다. 특히 인력과잉은 경영 및 행정 관련 사무원에서 크게 발생했는데, 구직 인원은 1만 755명인데 반해 구직인원은 2083명에 불과했다. 수요와 공급이 5배 이상 차이나는 것이다.
일자리의 부족은 곧 지역 청년의 유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전에서 대학을 졸업한 청년 10명 중 4명만 대전에 남는다고 한다. 일자리의 부족은 곧 지방 소멸의 위기로 다가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대전시 관계자는 문과 졸업생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학과의 융복합 교육을 활성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뿐만 아니라 문과의 공급 과잉이 엄청나다며 입학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법이 당장 취업률을 회복시킬지 몰라도, 장기적인 해법에는 의문이 든다. 시와 대학, 학생이 아무리 노력해도 기업이 뽑지 않으면 무력한 외침이 될 뿐이다.
지금도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이 바늘구멍을 뚫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시와 대학이 서로 힘을 합쳐 문과의 취업난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업의 인식 변화다. 더 이상 문과생들이 죄송할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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