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기습사면 논란’ 정몽규 회장이 강조한 2가지, 개선 그리고 소통 [현장리포트]

남장현 기자 2023. 5.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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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2023년 3월은 암울한 시간이었다.

당시 사면을 의결한 이사회에 참석한 인사들이 대거 물러난 가운데 정몽규 KFA 회장은 서둘러 사과문을 발표한 뒤 칩거에 들어갔다.

인적 쇄신에 공을 들여온 정 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5명의 새로운 KFA 이사진을 발표했다.

홍보 강화의 중요성이 KFA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왔고, 신임 이사진에도 해설가 출신 부회장 및 언론인 출신 이사가 새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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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의 2023년 3월은 암울한 시간이었다. K리그 승부조작을 비롯한 각종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은 축구인 100명을 대한축구협회(KFA)가 기습적으로 사면하면서 빚어진 사태다. 특히 축구팬들의 시선이 새로 선임된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과 A매치로 향한 틈을 타 깜짝 발표하는 ‘꼼수’를 부려 국민적 공분을 샀다.

급격히 악화된 여론에 KFA는 금세 백기를 들었다. 당시 사면을 의결한 이사회에 참석한 인사들이 대거 물러난 가운데 정몽규 KFA 회장은 서둘러 사과문을 발표한 뒤 칩거에 들어갔다. 인적 쇄신에 공을 들여온 정 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5명의 새로운 KFA 이사진을 발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전무이사 폐지와 상근 부회장 도입이다. 임기가 1년 8개월 남은 정 회장은 상근 부회장에 김정배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57)을 앉혔다.

통상 전무는 대표팀을 경험한 경기인 출신 인사가 임명돼 현장과 KFA 내부를 잇는 역할을 맡았으나, 간혹 팔이 안으로 과하게 굽는 경우 일부 축구인만을 위한 자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번 사면 사태 때도 외부의 잘못된 민원을 제대로 거르지 못했다.

애초부터 비경기인 출신이지만 체육계에 밝은 외부전문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가 김 전 차관을 영입한 정 회장은 “이사진이 전원 사퇴하는 상황에서 나도 물러나야 할지 고민이 많았으나 우선 협회를 안정시키고 임기를 잘 마무리하는 게 한국축구를 위한 길이라고 여겼다”며 “상임 부회장은 행정전문가로 내부조직을 추스르고 행정력을 더 높은 수준에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KFA는 이사진 25명 중 18명을 교체했다. 최영일, 이석재 부회장과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서동원 의무위원장 등 7명이 유임된 가운데 프로선수협의회 남녀 회장을 맡고 있는 이근호(대구FC)와 지소연(수원FC 위민)이 새롭게 이사로 합류하는 등 상당한 변화가 보인다. KFA 이사진에 현역선수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영입해 안팎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동아DB
같은 맥락에서 KFA는 시스템 변화도 약속했다. 이사회가 다룰 안건은 소위원회의 사전 검토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승부조작 사면과 같은 공감대 형성이 불가능한 안건이 이사회에 상정될 수 없다.

이날 가장 많이 언급된 또 다른 화두는 ‘소통’이다. 홍보 강화의 중요성이 KFA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왔고, 신임 이사진에도 해설가 출신 부회장 및 언론인 출신 이사가 새로 합류했다. “소통은 가장 중요한 주제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이 추천됐다”는 것이 정 회장의 이야기다. KFA는 홍보 전문가의 공개 채용도 검토 중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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