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키워놨더니"… 골든블루, 칼스버그 해지 통보에 100억원대 소송전
[편집자주]어떤 관계도 영원하지 않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찾아온다. '유종의 미'라는 말이 있듯 시작만큼이나 끝이 중요하지만 '아름답지 않은 이별'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 가족처럼 서로 성공을 위해 협력하다가 돌아서기도 한다. 소송전을 불사하는 등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경우도 있다.
①'곰표 맥주' 공전의 히트 그 이후… '곰에서 호랑이로' 카피캣 논란
②"애써 키워놨더니"… 골든블루, 칼스버그 해지 통보에 100억원대 소송전
③'10년 치킨전쟁' BBQ vs bhc… 누가 경쟁사 전산망 들여다봤나
주류업체 골든블루와 덴마크 맥주업체 칼스버그그룹이 아름답지 않은 이별을 넘어 진흙탕 싸움을 예고했다. 골든블루는 5년간 칼스버그 맥주를 국내 수입·유통하면서 칼스버그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지만 끝내 파국을 면치 못했다.
골든블루는 2018년 4월 칼스버그그룹과 유통 계약을 맺은 뒤 국내 편의점과 대형마트에 칼스버그 병과 캔을, 레스토랑에 생맥주 등을 각각 판매해왔다.
그러다가 2021년부터 단기계약으로 전환하면서 갈등이 불거졌고 지난 3월 칼스버그그룹이 골든블루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계약해지와 관련해 골든블루는 칼스버그그룹에 1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칼스버그그룹은 이를 거부했다. 4월 중순 양사가 공식회의를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골든블루는 칼스버그그룹의 이 같은 행태를 '글로벌 주류회사의 갑질'로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불공정거래 신고서 접수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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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골든블루는 수입맥주 시장에서 15위권 밖이었던 칼스버그를 10위권으로 진입시키는 성과를 냈다. 칼스버그그룹은 2020년 9월 골든블루를 '올해의 파트너'로 선정했다.
3년 넘게 이어졌던 계약 관계에 금이 간 것은 2021년부터다. 양사는 2021년 7월 정식계약 연장을 논의했으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단기 계약형태로 전환됐고 지난해 10월 이후에는 무계약 상태에서 칼스버그가 유통됐다. 골든블루는 칼스버그그룹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난 3월 계약 해지 통지서를 보냈다는 주장이다.
골든블루는 칼스버그그룹의 일방적 계약 해지로 손해를 입었다며 100억원의 배상을 주장하고 있다. 골든블루가 진행한 칼스버그에 대한 선투자, 무계약 상태에서 집행된 비용 등을 포함한 내용이다. 칼스버그그룹의 해지에 맞서 공정위 제소, 법적 소송 등을 전개해 일방적인 계약 해지의 부당성을 알리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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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버그그룹은 지난해 자체 유통, 마케팅, 물류 조직을 구성하는 등 계약 해지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0월 설립된 국내법인 칼스버그코리아는 올해 2월 프리미엄 제품군 중 하나인 '브루클린 필스너'를 국내에 출시했다. 지난 3월 초 칼스버그그룹은 칼스버그 제품(캔 3월31일, 병과 생맥주 8월31일)에 대한 계약 해지일을 골든블루에 통보했다. 국내법인 운영을 위한 가장 유리한 날짜로 못 박았다는 게 골든블루의 주장이다.
업계에선 골든블루가 일궈온 매출 성장과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지켜본 칼스버그그룹이 직진출을 위해 국내법인 설립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칼스버그의 2019~2020년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183%, 28% 성장했다. 2021년에도 약 13%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김문수 기자 ejw0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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