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겠다"는 정몽규 회장, 정말로 '직언' 들을 준비 돼 있나?
[마이데일리 = 종로구 최병진 기자]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가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한 가운데 정몽규 회장이 소통을 강조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2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축구협회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했다.
이번 새 이사진 구성은 지난달 발생한 기습 사면 논란의 후폭풍이었다. 축구협회는 승부 조작을 포함해 징계를 받고 있는 축구인 100명을 사면했고 축구 팬들은 분노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축구협회는 사면을 전면 철회했다. 동시에 이사진 전원이 사퇴를 하면서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축구협회는 새로운 집행부에 여러 변화를 가져갔다.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축구인이 주로 담당하며 축구협회 행정을 총괄했던 전무이사 자리를 없앤 것이다. 전무이사 대신 상근 부회장 자리가 생겼고 김정배(57) 전 문화체육부 차관이 이름을 올렸다.
여러 외부인의 이름도 집행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한준희(53) 축구해설가가 부회장으로 합류했다. 프로축구선수협의회 회장인 이근호(대구FC), 지소연(수원FC 위민)을 포함해 전해림(31) 서울덕성여고 체육교사까지 여러 인물이 이사 직위를 맡았다.
정 회장은 새로운 외부 인사를 집행부에 포함시킨 이유로 ‘소통’을 꼽았다. 정 회장은 “이번 이사진 개편의 핵심은 소통이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소통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 다양한 축구인들을 이사진에 포함시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축구협회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건 ‘단절’이다. 사면 발표 과정에서도 A매치에 집중된 날에 기습적으로 발표를 하고 어떠한 논의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한국 축구의 분위기를 인지하지 못한 답답한 행정은 소통의 단절을 의미했다. 동시에 축구협회 내부에서 정 회장에 ‘직언’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더욱 커졌다.
정 회장은 ‘이사진의 의견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토론 문화가 상당히 힘들다. 회의 때도 지명을 해야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토의에 참여해 의견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토이의 깊이도 더해질 것이다. 그들의 생각을 듣고자 집행부에 포함시켰기에 많이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무리 좋은 축구 외부인이 함께 하더라도 정 회장이 듣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기자회견 때 직접 언급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 회장이 강조한 ‘토론 문화’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최선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서는 가장 높은 자리의 정 회장부터 그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축구 전문가'가 아닌 ‘정 회장의 직언을 들을 수 있는 자세’가 이번 새 이사진의 관건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김정배 부회장. 사진 = 마이데일리 DB·대한축구협회]-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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