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5G 왜 좋다고 한거야”…통신3사 모두 포기했다는 이것
기지국 설치 등 비용부담에
통신3사 초유의 주파수 반납
지난해 12월 KT와 LG유플러스가 먼저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처분을 받은 데 이어 유일하게 남은 SK텔레콤마저 사실상 해당 대역을 포기한 셈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만일 SK텔레콤도 오는 31일까지 의무구축대수를 채우지 못하면 결국 청문 절차를 거쳐서 할당 취소처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5G 28㎓는 이론상 20Gbps 다운로드 속도까지 구현이 가능해 주목을 받아왔다. 다만 고주파 대역에 속해 장비를 촘촘히 깔아야 하고 아직 기술적 완결성이 부족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일부 공간(슈퍼볼 경기장 등)에서 이용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보편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5G 대역은 28㎓와 3.5㎓로 나뉘는데 고주파 대역인 28㎓는 ‘20배 빠른 5G’를 구현할 수 있지만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해야 해서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 통신3사는 2018년 과기정통부에서 5G 28㎓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았지만 비용 부담으로 인해 사업성이 나오지 않자 할당 조건인 의무구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결국 5년이 지난 현재 모두 할당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될 전망이다.
현행 전파법상 주파수를 할당받은 지 3년 후부터 관련 주파수를 제3자에게 임대·양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021년 말부터 5G 28㎓ 대역을 제3자에게 임대·양도할 수 있었지만 통신3사는 도리어 2020년 28㎓ 대역과 관련해 5711억원(낙찰 받은 주파수 가격의 93%)을 손실처리했다. 시장에서 수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언뜻 보면 사업자가 의무를 다하지 않아 손실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사업성 전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2018년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앞두고 실적 내기에 급급했던 나머지 너무 무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다만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측은 당시 업계와 충분히 소통했으며 5G 28㎓ 대역에 대해 각 사에 400~800㎒ 폭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와중에 통신3사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800㎒를 준 것이라고 말한다. 정부와 업계 모두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장밋빛 전망을 했다는 이야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5G 28㎓ 주파수 할당대가인 약 6000억원을 기금수입으로 얻을 수 있었고, 해당 수입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연구개발(R&D)에 주로 쓰였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5G 28㎓ 대역에서 물러나면서 이 대역은 무주공산이 됐다. 공공재인 주파수를 그대로 놔둘 수 없다는 점과 6G의 전초 단계로 평가받는 5G 28㎓ 대역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과기정통부는 해당 대역에 대한 신규 사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인센티브의 핵심은 한마디로 ‘저렴한 분양’이다. 통신3사는 28㎓ 대역을 구축하기 위해 사별로 약 5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했다. 주파수 할당대가 2000억원에다가 설치 비용 3000억원(의무구축대수 1만5000대·대당 약 2000만원)을 감안한 숫자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사업자에게 장비 의무구축대수를 줄여줄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과기정통부는 저리 대출, 세액공제(최대 15%), 3년간 독점 주파수 제공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6월까지 주파수 할당 방안 공고를 내고 4분기에 신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를 두고 통신업계선 “아무리 정부가 파격적으로 혜택을 줘도 B2C 분야서 5G 28㎓ 사업성이 거의 안 나온다”며 신규사업자가 등장할지에 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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