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이진복 녹취’에 김남국 “내용 구체적, 설득력 있어” 주장

김 의원, 녹취시점 후 “太 발언에 변화 있어
지역구 발언만 하다 갑자기 ‘尹비어천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계정 캡처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한일 관계 옹호 발언을 해달하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녹취파일에 대해 변호사 출신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내용 자체가 구체적이고 공천과 관련된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당무 개입, 공천 개입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녹취 내용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녹취) 당시가 3월 9일이었더라"며 "그런데 그 당시에 위안부 배상과 관련해 제3자 배상에 대해 여러 비판과 논란이 있었을 때 (국민의힘) 최고위에서 김기현 대표만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전부 다 자기PR(광고) 아니면 자기가 원하는 이슈만 가지고 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래서 이 수석도 ‘왜 오늘 발언을 그렇게 하느냐, 민주당이 한일관계 가지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마디도 발언하지 않은 것’을 비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MBC는 지난 1일 태 최고위원의 음성 녹취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 최고위원은 "정무수석이 나한테 ‘오늘 발언을 왜 그렇게 하냐. 민주당이 한일 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 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래서 앞으로 최고위원 발언할 때 대통령실에서 다 들여다보고 있다"며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고 하는데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 쥐었을 때 마이크를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어"라는 발언을 언급했다. 이에 이 수석 등 대통령실 측에서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김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녹취 시점 이후) 실제로 태 의원의 발언에 변화가 있었다"며 "그전에는 지역구와 관련된 발언, 부동산이든 종합부동산세든 이런 어떤 강남 지역구와 관련된 정책적인 발언만 하다가 갑자기 그때부터 ‘윤비어천가’라고 해야 될까,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들을 상당히 많이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태 최고위원의) 이런 발언들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었다"며 "이런 정황에 비춰보면 정말 뭔가 맞아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서 더 논란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은, 당무 개입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굉장히 확신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함께 방송에 출연한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금 태 의원이 말하는 것을 보면 (의혹을) 부정하고 있고, 이 수석이 그런 말 한 적 없고 또 (태 의원) 본인이 보좌진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과장된 표현을 했다는 것"이라며 "어쨌든 근데 그러한 걸 믿는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납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태 의원이 좀 더 자세하게 국민들께 해명을 하셔야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심의 여지는 계속 남는다는 말이냐’는 질문에도 "아무래도 그렇게 될 것"이라며 "태 의원의 말처럼 그 보좌진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말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될 것 같다. 왜냐하면 결국에는 대통령을 파는 것이지 않나, 공천 문제에 있어서"라고 말했다.

한편 녹취록 관련 보도 이후 태 최고위원은 그런 발언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도 이 수석이 공천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 수석도 "공천 문제는 당에서 하는 거지 여기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태 최고위원이 사과했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