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식 말고 영화나 볼래요"…英 젊은층, 왕실에 등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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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이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젊은층이 군주제를 외면하고 있다.
AFP통신은 3일(현지시간) 왕실에 대한 영국 젊은층의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주말 예정된 대관식 축하 공연 라인업(출연진)만 봐도 젊은층이 아닌 부모 세대에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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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영국 왕실이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젊은층이 군주제를 외면하고 있다.
AFP통신은 3일(현지시간) 왕실에 대한 영국 젊은층의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주말 예정된 대관식 축하 공연 라인업(출연진)만 봐도 젊은층이 아닌 부모 세대에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영국 왕실은 대관식 축하 파티에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를 초청했으나, 일정상 이유로 거절당했고 출연진은 리이오넬 리치, 안드레아 보첼리 등 중년 스타로 구성됐다.
18세 간호학과 학생인 밀리 하비는 AFP통신에 "우리 세대는 왕족이 대단한 존재라는 생각으로 자라지 않았다. 우리에게 (왕족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서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대신 집에서 영화를 시청할 것이고 말했다.
23세의 아이샤 도산지 역시 다가오는 대관식에 대해 '무관심'하고 군주제와 거리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세대는 왕실과 교류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왜 그렇게 왕실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달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성인 가운데 군주제에 대해 우호적으로 답한 응답자는 53%에 달한 반면 18~24세 젊은층에서는 긍정 답변이 26%에 그쳤다. 불과 4년 전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군주제를 옹호하는 젊은층 여론이 48%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할때 지지율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최근 몇년사이 영국 왕실은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였다. 엘리자베스 2세와 에든버러 공작(필립 공)의 3남 1녀 중 셋째이자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은 이후 피해자와 약 1200만 파운드(약 200억원)에 합의했다.
찰스 3세의 둘째 아들인 해리 왕자는 지난 2020년 왕실에서 물러나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뒤 왕실을 폭로하는 책을 발간해 논란이 됐으며 해리의 부인 메건 마클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이 영국 왕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주장하기도 했다.
런던 로열 할러웨이 대학교 경영대학원의 폴린 맥클레란 교수는 "왕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젊은이들이 왕실에 대해 더 열광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면서 "왕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그 세대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왕실이 인종차별 논란을 부인하는 대신 침묵으로 일관한 것은 젊은 세대의 마음을 얻으는 노력으로부터 멀어진다고 지적했다.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96세를 일기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남이다. 왕세자였던 그는 여왕의 서거와 동시에 자동으로 왕위를 승계했기 때문에 약 8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대관식은 그의 왕권을 공인받기 위한 헌법상의 형식적 절차다.
1948년 12월 영국 버킹엄 궁에서 출생한 찰스 3세는 1952년 할아버지 조지 6세가 사망, 영국 최장수 군주였던 어머니 밑에서 64년, 한평생을 즉위를 기다리며 최장기간 왕세자로서 후계자 역할을 도맡았다. 그는 일찍이 왕세자로 낙점된 '준비된 국왕'이었지만 다이애나비와의 이혼한 뒤 불륜 관계를 이어온 카밀라 파커 보울스와 재혼해 논란이 되기도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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