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신' 회장님의 배신…키움증권 '불매운동' 조짐[강은성의 뉴스1픽]
"키움 계좌 옮겼어요" 실망한 개미들 이탈 움직임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여기 회장님이 그렇게 주식을 잘한다면서요?"
키움증권 종목토론방에서 한 네티즌(누리꾼)이 올린 글입니다. 키움증권 최대주주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의 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추앙하고 존경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김익래 회장의 기가 막힌 매도매수 타이밍에 대한 반어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사로 지난 2000년에 출범했습니다. 출범 당시부터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내세우며 증권가에서 세력을 빠르게 넓혔습니다.
매매거래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증권사 수수료가 너무 비싸 불만을 가졌던 개인투자자들은 키움증권으로 결집했습니다. 2009년엔 위탁매매부문 점유율 1위에 올라서더니 14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저력을 발휘하는 중입니다. 해외주식 역시 1위죠.
특히 동학개미 운동이 일어나며 개인투자자가 1400만명 수준으로 크게 급증한 지난 2021년엔 1월 한달간 100만좌 이상이 늘어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가히 '개미와 함께 성장한 증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하지만 키움증권을 키워준 개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회장님의 '주가조작 연루설' 때문이죠.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SG증권의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 물량 폭탄이 터지면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56%)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팔았습니다. 이때 확보한 현금이 605억원 규모입니다.
하루 반나절만 늦게 팔았어도 회장님은 '수익'은커녕 140만주를 팔지도 못했을 겁니다. 하한가 사태가 터지면서 매물이 쌓이고 쌓여 거래가 사실상 정지되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다우데이타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고 3일째 되는 날 하한가가 풀렸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19.34%의 급락세를 면치 못했죠. 3일 종가 기준 다우데이타 주가는 1만6270원. 김 회장의 매도 단가인 4만3245원과 비교하면 62.37%, 3분의1 토막이 났습니다.
회사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회장님은 주가조작 세력은 알지도 못하고 전혀 관련이 없다. 직을 걸겠다. (기자) 여러분은 무얼 걸겠나."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김익래 회장의 대변인을 자처하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김 회장의 행보를 보면 회사의 해명도 석연치 않습니다.
황 대표는 이번 김 회장의 주식 매도가 '지분 증여에 따른 세금 납부'를 위한 것이었다고 항변했지만, 김 회장은 지난 2022년에 다우데이타 주식을 총 3만4855주 추가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익래 회장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총 3만4855주를 장내 매수했습니다. 김 회장이 지분을 늘린 건 2008년 4월22일 이후 14년 만입니다.
증여세를 내기 위해 지분을 매각했다면서 그에 앞서 지분을 추가매수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입니다. 보유 지분을 자녀에게 넘겨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매수를 하면 세금만 더 늘어나기 때문이죠.
김 회장의 기가막힌 '매수 타이밍(때맞추기)'도 한번 볼까요?
주가조작 세력이 시세조종을 통해 다우데이타 주가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은 2022년 10월 무렵입니다. 김 회장은 6월부터 9월 사이에 3만4855주를 사들였죠. 마치 10월부터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는 하한가 사태가 터지기 직전에 140만주를 팝니다. 마치 이틀 뒤엔 주가가 폭락할 것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말이죠. 거의 '전지전능한 신' 수준의 매도매수 타이밍입니다.
김 회장의 매수 단가는 1만300원이었습니다. 블록딜 매각 단가와 비교하면 무려 319.8% 수익률입니다.
개미 투자자들은 키움증권에서 일종의 '배신감'을 느낀 듯합니다.
개미 투자자의 동반자를 자처했으나 오너라는 사람이 앞장서서 의심스러운 거래를 한 정황이 뚜렷하게 드러났으니 말입니다.
"오늘 키움증권 계좌 옮겼다" "이런 곳은 한번 혼나봐야 돼!" "계좌 옮기려는데 키움말고 어디가 괜찮나요?" "개미 털어먹는 증권사, 뭘 믿고 맡기냐?"
종목토론방에 표출된 투자자들의 분노는 심상치 않습니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가 지금 최우선적으로 보호, 방어해야 할 대상은 '김익래 회장님'이 아니라 줄줄 새어나가는 '고객'인 듯합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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