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주시 태만으로 친구 사망케 한 10대 오토바이 운전자 소년부 송치

법원 "범행 모두 자백하고 반성"…형사처벌 대신 소년부행 결정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오토바이 운전 중 전방주시 의무를 소홀히해 뒷좌석에 타고 있던 친구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7세 소년이 1심에서 형사 처벌을 면하고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김윤희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군(17) 사건을 소년부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륜차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A군은 지난해 8월18일 오전 8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추락 위험이 높은 고가차도에서 사고를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하다 사고를 내 뒷좌석에 탄 B군(당시 15세)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군은 B군이 건네주는 휴대전화를 보기 위해 고개를 뒤로 돌렸다가 진행 방향에 설치된 콘크리트 벽을 오토바이 앞바퀴로 들이받고 급제동했다.

B군은 그 충격으로 오토바이에서 튕겨 나가 고가차도 밑으로 추락했다. B군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재판부는 "범행으로 어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고 현재까지 피해자 유족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A군도 당시 16세에 불과한 소년으로 전방주시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로 범행에 이르게 됐고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하진 못했지만 유족에게 대인보상금 1억5000만원이 지급됐고 이 법정에 이르러 유족을 위해 2억원을 공탁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해 A군은 소년법 제2조의 소년으로서 보호처분에 해당할 사유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서울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기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소년부로 송치된 A군은 판사의 심리를 거쳐 감호위탁·사회봉사·수강교육·보호관찰·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 처분 중 하나를 받게 된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