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전에 미리 경험… 직무 ‘부트캠프’가 뜬다
코멘토, 경영·인사 등 300여개 직무 경험 제공
엘리스, 교육과 취업 등 지원… 133억 투자유치
팀스파르타, 창업·개발 캠프… 美 기업과 협업
원하는 직무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부트캠프(boot camp·단기 집중 교육프로그램)를 찾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코딩·개발 등 정보통신(IT) 분야는 물론 영업, 인사관리 등 영역에서도 부트캠프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시장의 변화를 노린 스타트업도 늘었다.
직무에 대한 이해도는 취업 과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잡코리아가 지난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7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준생의 절반 이상(52.8%)이 취업준비 중 가장 어려운 점을 ‘진로 정하기’로, 39.8%가 ‘직무 관련 경험 쌓기’를 꼽았다.
직무 이해도는 기업의 고용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인이 중소기업 160곳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 이유’를 취합한 결과, 퇴사자의 45.7%가 ‘실제 업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라고 답했다. 2위는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였다. 직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이 많으면 퇴사율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직무에 대한 경험이 취업준비생과 구인기업 모두에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으면서 이를 사업기회로 삼는 스타트업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구직자의 진로 탐색과 기업의 인재 채용에 도움이 되는 직무 부트캠프 시장에서 창업 사례가 늘고 있다.
2015년에 설립된 경력 성장 커뮤니티 ‘코멘토’가 대표적이다. 코멘토는 경영·인사 총무·생산 등 다양한 분야의 현직자에게 강의를 듣고 실무 과제를 수행하는 ‘직무 부트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300종 이상의 직무를 경험할 수 있으며, 인기 강의는 매달 3000명씩 수강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기업과의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동국제약과 함께 일 경험 기반 채용 연계형 교육 캠프를 운영해 전문의약품(ETC) 영업 직무의 연간 채용목표 인원 70%를 채용하기도 했다. 현재는 한솔그룹과 함께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형 인턴십 ‘한솔 드림버스 컴퍼니’를 진행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현직자와 함께 현업에서 수행하는 직무를 경험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디지털 교육 실습 플랫폼 엘리스(2015년 설립)도 ‘엘리스 트랙’이라는 개발 부트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개발자 취업 준비생을 위한 교육부터 팀 프로젝트, 취업지원까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직무와 AI 개발자 직무 등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업 개발자 코치의 도움을 받아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엘리스는 IT 개발자 채용 플랫폼 ‘엘리스웍스’를 활용해 교육생들의 채용도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은 엘리스웍스에서 우수 개발자 목록을 확인할 수 있고, 화상면접과 코딩테스트 등을 통한 역량 평가도 가능하다. 직무교육과 취업지원을 모두 제공하면서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혁신의숲에 따르면 엘리스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133억원 이상이다.
코딩 교육 스타트업 팀스파르타(2020년 설립)도 직장인을 위한 창업 부트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 부트캠프는 예비 창업가를 대상으로 3개월간 인맥형성과 투자유치 등 전 과정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가능성이 있는 팀에는 수료 후 직접 투자까지 진행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IT 부트캠프인 ‘SW캠프’를 선보이고 프로덕트매니저(PM)와 마케터 직군의 단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직무교육 전문기업 ‘제너럴어셈블리’ 등과 손잡고 호주 개발자 취업 부트캠프를 실시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창업 3년만에 누적 1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턴십의 경우 취지와 다르게 잡무만 하는 경우가 많지만, 부트캠프는 하나의 프로젝트나 직무 과제를 수행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구성된다”면서 “해당 직무를 경험하고 싶은 구직자의 진로 탐색은 물론, 향후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경험도 얻을 수 있어 직무 부트캠프를 통해 채용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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