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김석수 복귀하자 동서 지분 늘리는 조카 김종희… ‘형제 지배력 강화’

양범수 기자 2023. 5.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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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장남, 김상헌 가족 지분 41.13%
김석수 회장 가족 지분은 25.48%
김석수 장남, 지난해 2만주 취득 이후 김종희 전무도 지분 취득
“가족 지분 차이 커… 경쟁 보다 지배력 강화 ”

김종희 동서 경영지원부문 기획관리총괄 전무가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복귀한 뒤 동서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그룹 창업자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손으로 오너 일가 3세인 김 전무가 동서식품의 지분 50%를 갖고 있는 동서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식품업계에서는 오너 3세의 ‘형제 경영’ 구도를 강화하는 지분 매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자 장남인 김상헌 전 동서 고문의 아들 김 전무가 동서를, 김 전 고문의 동생인 김 회장이 계열회사인 동서식품을 맡아 온 동서그룹의 형제 경영 구도를 굳히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정서희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김 전 고문의 아들인 김종희 전무는 지난달 14일부터 27일까지 10차례에 걸쳐 동서 17만7380만주를 사들였다. 당시 취득 단가를 기준으로 약 34억2476만원어치다. 이로써 김 전무의 지분율은 12.59%에서 12.77%로 늘어났다.

김 전무의 지분 강화는 지난해 김석수 회장의 장남 김동욱씨가 동서 주식을 사들인 뒤 이뤄진 것이다. 김씨는 지난해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4차례에 걸쳐 동서 주식 2만1110주를 사들였다.

각 취득일의 종가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4억5000만원 가량을 지분 매입에 써 2.37%였던 지분을 2.39%로 늘렸다. 이후 김씨는 김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아 2.57%까지 지분을 확대했고, 일각에서는 동서를 둘러싼 경영권 경쟁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김 전무의 지분 취득이 김동욱씨의 지분 취득에 따른 경영권 경쟁이라기보다 동서의 주가가 낮은 상황을 이용해 동서그룹에 대한 전체적인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무를 비롯한 김상헌 전 고문 일가가 가진 동서 지분과 김동욱씨를 비롯한 김석수 회장 일가의 지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동서는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18.62%로 최대 주주지만, 김상헌 전 고문과 그의 장남 김종희 전무가 각각 16.94%, 12.77%의 지분율로 나란히 2,3대 주주에 올라있다.

김 전 고문의 아내 한혜연(3.61%)씨와 두 딸 은정(3.76%)·정민(3.61%)씨의 지분을 더하면 40.69%에 이른다. 여기에 김 전무의 아내 조은아씨의 지분 0.3%와 두 딸 유민(0.07%), 현진(0.07%)양의 지분을 더하면 41.13%의 지분을 갖고 있다.

김석수 회장 일가의 지분은 김 회장과 아내 문혜영씨의 지분 2.01%, 두 아들인 동욱(2.57%), 현준(2.28%)씨의 지분을 모두 더해도 25.48%다. 김상헌 전 고문 일가의 지분이 김 회장 일가가 가진 지분에 1.6배 가량이 되는 셈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두 가족 간 지분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이라 경영권 경쟁 상황이라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통상 오너 일가의 지분 확보는 지배력 강화에 목적이 있다. 지배 구조가 안정된 상황에서도 추가 매수를 했다면 그만큼 더 현재 구조를 공고히 하는 영향이 있다”고 했다.

동서그룹은 그간 김 전 고문과 김 회장이 ‘형제 경영’을 해왔다. 김 전 고문은 2004년부터 동서의 대표이사를 맡아 2005년 동서 회장에 오른 뒤 2014년 물러났다.

김석수 회장도 2001년 잠시 동서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2002년부터 동서식품 감사를 맡았고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동서식품 회장직을 맡았다. 2018년 퇴임 이후 동서식품 감사를 맡아 온 김 회장은 지난 3월 16일 주주총회를 통해 5년 만에 동서식품 회장직에 복귀했다.

동서 관계자는 “김 전무의 주식 취득은 개인적으로 이뤄진 사안이라 알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동서식품측도 “동서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며 “동서식품은 동서와 몬델리즈의 50 대 50 합작사로 이 부분에 변화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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