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역대 최악’ 페이스 오클랜드[슬로우볼]

안형준 2023. 5.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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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부진은 모두가 예상했다. 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5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오클랜드는 1-2 역전패를 당했다.

오클랜드는 이날 선발 메이슨 밀러가 7이닝 노히트 호투를 펼쳤지만 불펜이 8회 역전을 허용하며 패했다. 밀러는 올시즌 오클랜드의 팀 첫 선발승에 근접했지만 결국 이루지 못했다. 오클랜드는 개막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선발승이 단 하나도 없다.

오클랜드는 지난 4월 29일 개막 28경기 연속 선발승에 실패하며 이 부문 신기록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기록한 27경기. 그리고 3일까지도 선발승을 거두지 못하며 이 기록을 30경기로 늘렸다.

선발승 실패는 단순히 선발투수의 부진 때문만이 아니다. 오클랜드가 시즌 첫 30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은 6승 24패. 3일까지 기록한 승률은 정확히 2할이다. 아직 역대 최장기간 연속 선발승 실패(2022년 워싱턴, 43경기 연속) 기록까지는 상당히 여유가 남아있지만 최악의 흐름으로 시즌을 시작한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사실 오클랜드의 부진은 모두가 예상했다. 전력 재정비에 돌입한 오클랜드는 지난해 시즌 60승 102패, 승률 0.364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승률 최하위,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29위에 그친 팀.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전력이 더 약해졌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내 다른 4개 팀들이 모두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상황인 만큼 오클랜드는 강자들의 희생양이 될 것이 분명해보였다.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지난시즌을 앞두고 맷 올슨을, 올시즌을 앞두고 션 머피를 모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보낸 오클랜드는 투타 모두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팀타율 0.225는 전체 27위, 팀 평균자책점 7.53은 압도적인 전체 최하위다(29위 CWS 팀 ERA 5.80).

오클랜드를 떠난 올슨과 머피는 모두 애틀랜타의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슨은 30경기에서 .248/.375/.531 8홈런 25타점을 기록해 메이저리그 전체 OPS 2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26경기에서 .276/.422/.632 8홈런 23타점을 기록한 머피는 맷 채프먼(TOR)에 이은 전체 OPS 2위다. 전체 1위 채프먼 역시 오클랜드가 지난시즌에 앞서 토론토로 트레이드 한 선수. 이미 떠난 선수는 어쩔 수 없다. 그 선수들을 내주는 대가로 얻은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특히 아쉬운 대목이다.

올슨을 내주고 영입한 외야수 크리스티안 파체는 이미 오클랜드 선수가 아니다. 포수 유망주 셰이 랭글리어스는 올시즌 26경기에서 .217/.287/.457 6홈런 16타점을 기록해 그나마 체면을 세우고 있다. 반면 머피를 내주고 영입한 선발 카일 뮬러는 6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28을 기록해 오클랜드의 개막 연속경기 선발 무승 행진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애틀랜타의 최상위권 투수 유망주였던 뮬러는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외야수 에스티우리 루이즈가 30경기에서 .255/.333/.309 12타점 11도루를 기록 중인 것이 위안이다.

팀의 주포 역할을 맡아줘야 할 세스 브라운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큰 기대 없이 '헐값'으로 품은 선수들이 의외의 활약으로 팀 타선을 그나마 지탱하고 있다. 지난겨울 웨이버 클레임으로 품은 브렌트 루커는 23경기에서 .333/.444/.736 9홈런 22타점을 기록하며 깜짝 활약 중이고 1년 300만 달러 소규모 계약으로 영입한 베테랑 헤수스 아길라가 23경기 .270/.321/.500 5홈런 9타점으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 두 선수가 아니었다면 오클랜드는 현재 1할 승률에 머물고 있었을 수도 있다.

마운드는 처참하다. 팀 전체에서 평균자책점이 4.00 미만인 선수는 선발 밀러(3G ERA 3.52)와 불펜의 잭 잭슨(14G ERA 2.13), 샘 몰(14G, ERA 3.48), 리차드 러브레이디(7G, ERA 2.70) 단 네 명 뿐.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가 최악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나름 기대를 품고 영입한 '왕년 오타니 쇼헤이의 라이벌' 후지나미 신타로는 7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12.32를 기록했고 지금은 불펜으로 강등된 상태다. 7점대의 팀 평균자책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1901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로 창단한 오클랜드의 역대 한 시즌 최저 승률은 1916년 기록한 0.235다. '애슬레틱스' 구단은 1919년 승률 0.257을 기록한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번도 3할 미만의 승률로 시즌을 마친 적이 없었다. 연고지를 오클랜드로 옮긴 1968년 이후 시즌 최저 승률은 1979년 기록한 0.333이다.

하지만 지금 흐름이라면 '오클랜드 시대' 최악의 성적은 물론 구단 역대 최저 승률 달성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올시즌 오클랜드는 162경기 풀시즌 32.4승 페이스. 소수점 자리를 반올림이 아닌 올림으로 계산해도 33승에 불과하다. 162경기에서 33승을 거둘 경우 승률은 0.204가 된다. 구단 역대 최악 기록이자 메이저리그 현대시대(1901-) 최저 승률인 1916년 승률 0.235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다. 지금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2023년 오클랜드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최악의 팀으로 남을 수 있다. 전력을 재정비하는 기간 성적이 부진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역대 최악의 기록을 쓰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물론 이제 시즌 개막 한 달이 지난 만큼 얼마든지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역사에 남을만한 최악의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한 오클랜드가 과연 남은 시즌을 어떻게 치를지 주목된다.(자료사진=텅 빈 오클랜드 콜리세움 관중석)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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