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녹취록 논란'에 '후원금 쪼개기 의혹'까지..사면초가 태영호 '정공법'

'제주 4.3사건 폄훼 논란'-'JMS SNS 글 논란' 이어
'녹취론 논란' 및 '후원금 쪼개기 의혹'으로
사면초가에 된 태영호 與 최고위원
당안팎에서는 "징계 해야" 촉구 빗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녹취록 사태와 쪼개기 정치후원금 의혹에 대해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각종 논란 초래 태 최고위원 의혹부인 '정공법' 택해

설화 논란에 이어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 의혹이 일자마자 이번엔 '후원금 쪼개기 의혹'까지 제기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정공법'을 택했다.

이날 여권에 따르면, 태 최고위원은 이미 '제주 4.3사건 폄훼 발언 논란'과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사건을 겨냥한 'JMS 게시글 논란'을 두고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회부됐지만, 김기현 대표가 이번 녹취록 의혹 파문을 윤리위원회에 병합판단을 요청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당 안팎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면서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저를 겨냥한 일련의 악의성 보도와 억측, 가짜뉴스에 대해 제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며 "태영호 죽이기에 의연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천개입 녹취록 의혹과 관련해선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을 회의 참석자 중 누군가 녹음해 불순한 의도로 유출한 것"이라며 "다시 한번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는 최고위원 발언 방향이나 공천에 대해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또 이날 CBS 노컷뉴스가 단독보도한 '후원금 쪼개기 의혹'에 대해선 "너무나도 황당해 말이 나가지 않는다"며 "후원금 모금과 관련해서는 단 하나의 오점없이 당당하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밝힌다. 공천헌금이라는 오해를 피하고자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낸 후원금을 반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법 녹취 끝까지 색출..의혹 불식시킬 것"

태 최고위원은 특히 국회의원실에 대한 억측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면서 국회 내부 회의 내용을 불법 녹음해 유출한 대상을 끝까지 색출해 자신에게 쏟아진 모든 의혹을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2일 태 최고위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개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이번 녹취록 파문에다 쪼개기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으로 한국정치 변화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던 태 최고위원이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는 관측이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로 벌어졌다는 취지의 발언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SNS에 'Junk(쓰레기) Money(돈) Sex(성)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라는 글을 올려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게다가 녹취록 파문이 거세지자 김기현 대표가 직접 윤리위원회에 병합판단을 요청하며 내부기강 다지기에 나선 모양새다.

당초 김 대표는 물론 윤재옥 원내대표까지 나서 "본인 입장을 존중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여론 추이가 악화되자 이날 결국 윤리위에 녹취록 논란을 직권상정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김 대표는 "당원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병합해 판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속 징계해야" vs "진실규명이 먼저"

당 안팎에선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당 한 관계자는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안이 좀 더 빨리 나왔어야 한다"며 조속한 징계를 촉구했고, 허은아 의원도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수위는 최소 10개월 이상 될 것"이라며 "총선 공천 자체를 못하게 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윤심을 반영한 발언이었다고 봐야 한다"며 "정치적으로 보면 여당 의원들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건 윤심인데, 총선 공천과 관련해 윤심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선 우선 진실규명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마녀사냥식' 대처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용호 의원은 "협박이라고 하는 것은 몰아붙이는 것"이라며 훈수나 자문 수준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