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짤짤이' 사과 1년…민주당 언제 징계하나
기사내용 요약
"늦어질 이유 없어…정무적 판단이면 문제"
"몇 달 걸려도 결론 안 내려…당 운영 잘못"
"징계 지연, 당 기반이 강성 당원이라 발생"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4일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짤짤이' 발언으로 공식 사과문을 게재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최 의원에 대한 징계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윤리심판원이 정무적인 판단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윤리심판원 관계자는 뉴시스에 "최근 윤리심판원이 열리지 않았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윤리심판원이 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리심판원은 지난해 11월1일 최 의원에 대한 재심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사과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한 당직자는 이를 두고 "최 의원에 대한 1심의 경우 한달 정도 지나 바로 징계를 확정지었다"며 "재심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윤리심판원이 정무적인 고려를 하면서 심사를 연기하는 것 같다"며 "윤리심판원이 당의 사법부 역할인데 정무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오늘(3일) 의원총회에서 한 재선 의원이 '어느 사안에 대해서는 몇달이 걸려도 결론을 안 내리고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어떤 근거에 의해서인지도 모른 채 시스템, 기준도 없이 빠르게 결론내리는 당의 운영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며 "최 의원에 대한 징계가 늦어지는 것도 이에 해당되는 얘기라고 본다"고 전했다.
한 재선 의원은 "징계가 지연되는 것 자체가 우리 당의 기반이 강성 당원으로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지난해 4월28일 같은 당 남성 의원 및 남녀 보좌진들과 온라인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남성 동료 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자 성적인 행위를 상징하는 'XXX를 하느라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최 의원은 회의에서 동료인 남성 의원의 얼굴이 나오지 않자 '얼굴을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해당 의원이 "얼굴이 못생겨서요"라는 농담으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화면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 데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닌지 최 의원이 농담조로 되묻는 과정에서 성적인 행위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최 의원 측은 이를 두고 '짤짤이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민주당 보좌진 협의회 등 당내에서 비판이 계속됐다.
최 의원은 지난해 5월 4일 민주당 홈페이지를 통해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지라도 저의 발언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입으신 우리 당 보좌진님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한 검찰개혁 입법과 지방선거 승리에 전력을 쏟고 있는 당 지도부에도 분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아울러 모욕감과 불쾌감을 느꼈을 국민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앞으로 공사의 자리를 불문하고 정치인으로서 모든 발언과 행동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5월9일 당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명령했다.
신현영 당시 민주당 대변인은 "2차 가해나 사건 은폐 부분까지도 조사 및 징계 대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신속한 조사와 판단을 (윤리심판원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리심판원은 최 의원의 발언 이후 약 2달이 지난 지난해 6월20일 만장일치로 최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김회재 당시 윤리심판위원은 중징계 배경에 대해 "법사위 줌회의(온라인 회의)에서 여성보좌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희롱성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점,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를 부인하며 계속해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을 준 점, 이 건으로 인한 당 내외 파장이 컸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요청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이 성희롱성 발언 사실을 인정했느냐는 질문에는 "인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 의원도 당사를 나서던 중 만난 기자들이 입장을 묻자 "잘 말씀드렸다"고만 했다.
최 의원은 지난해 6월21일 "윤리심판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앞으로 당헌·당규에 의해 주어진 재심신청 절차를 통해 사실과 법리에 대한 추가적인 소명과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최 의원의 재심 청구를 두고 당내에서는 비판이 일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민심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기 전에 재심 청구를 철회하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난이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도 공개 발언을 통해 "사과는 신속하고 분명해야 하며 사족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 의원을 감싸는 발언도 나왔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최 의원의 징계로 윤석열 정권의 최전방 공격수를 민주당이 스스로 제거하는 어리석은 짓을 범했다"며 "윤석열 정권의 아픈 이를 민주당이 알아서 뽑아줬으니 '뻘짓'도 이런 '뻘짓'이 없다"고 최 의원을 두둔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어려울 때 함께 있어주는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며 "힘들어도 힘을 내라"고 했다.
윤리심판원은 지난해 8월18일 최 의원에 대한 재심을 진행했지만 최 의원 측의 추가 소명자료 제출 요청을 받아들여 결정을 연기했다.
지난해 10월10일 윤리심판원 회의가 연기되자 11월1일 윤리심판원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 다음 회의로 결정을 미뤘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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