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친환경 정책, 기후변화보다 나쁘다"

정한결 기자 2023. 5.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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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한 환경 정책은 기후변화 그 자체보다 나쁩니다."

본드 회장은 IRA에 대해 "미국 내 투자를 재활성화하자는 여론대로만 움직이면 보호무역주의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며 "IRA가 왜 미국과 그 동맹 간의 관계를 시험대에 올렸는지 이해하며, 동맹들과 함께하기 위해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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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키플랫폼] 드류 본드 C3 솔루션 설립자 인터뷰
드류 본드 C3 Solutions 설립자가 27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3 키플랫폼'에서 '정전70주년 한미동맹의 강화와 자유주의 연대의 확장, 그리고 경제적 기회'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미숙한 환경 정책은 기후변화 그 자체보다 나쁩니다."

지난달 26~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3 키플랫폼'(K.E.Y. PLATFORM 2023)에 참여한 드류 본드 C3솔루션 회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막대한 보조금을 앞세운 정책보다는 규제를 완화하고, 자유시장과 경쟁에 기반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본드 회장은 버지니아주 소재 태양광 파워랙 제조사인 '파워필드 에너지'의 최고경영자(CEO)로 활동 중인 친환경 기업인이다. 동시에 돈 니클스 미 오클라호마주 상원의원의 입법 보좌관을 맡는 등 미국 정계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비영리 공공정책 교육기관인 C3솔루션의 공동설립자이자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C3솔루션은 보수적 관점에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녹색 보수주의'를 표방한다.

본드 회장은 IRA에 대해 "미국 내 투자를 재활성화하자는 여론대로만 움직이면 보호무역주의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며 "IRA가 왜 미국과 그 동맹 간의 관계를 시험대에 올렸는지 이해하며, 동맹들과 함께하기 위해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RA에는 미국 내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한 대다수 비미국 브랜드는 상업용 전기차를 제외하고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당초 전기차 보조금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봤다. 정권마다 들쑥날쑥한 친환경 보조금 규모에 따라 친환경 산업도 축소·확대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본드 회장은 "보조금보다는 생산 비용을 낮추는 등 (기술의)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세금이 쓰여야한다"고 밝혔다.

전기차에 대해서는 "의도와 달리 대부분의 전기차 보조금은 고소득층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충전기도 없는 등 시장이 아직 준비도 안됐는데 전기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직 (배터리) 핵심 광물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 등 그 동맹들을 매우 위험한 위치로 밀어 넣고 있다"며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본드 회장은 이 같은 에너지 정책의 실패 사례로 독일을 들었다. 핵발전소 대신 태양광·풍력 등을 지나치게 추진하다가 러시아 의존도를 높였고, 결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날씨가 별로 맑지 않은 나라에서 필요 이상으로 태양광 발전 비율을 높이자 석탄 소비량이 도리어 늘었다"며 "이는 독일과 우크라이나를 취약하게 하는 안보 위협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본드 회장은 결국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경제에 맡기면서도 균형 잡힌 에너지·환경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캘리포니아주는 에너지 개발 규제가 많고 노조 활동도 거세 투자를 많이 유치하지 못했다"며 "반면 텍사스는 규제를 완화하면서 오히려 친환경을 표방하는 캘리포니아보다 많은 투자를 받았고, 그 결과 석유·태양광·풍력·지열 등 다양한 발전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동맹 간 협력도 강조했다. 본드 회장은 "에너지 독립은 있을 수 없는 개념"이라며 "미국은 에너지 자원이 풍부함에도 혼자서는 에너지 독립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유럽 등 동맹과 에너지 무역을 해야 하며, 이 같은 전략적인 동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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