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치킨 튀기는 로봇·스마트팜?…미래형 '이마트 연수점' 가보니
이마트 연내 10여개 매장 리뉴얼…850억원 투자
(인천=뉴스1) 신민경 기자 = 마트 델리 코너 대표 메뉴 프라이드 치킨을 조리하는 주방장은 사람이 아닌 로봇이다. 최적의 조리 시간을 엄수하는 것은 물론 균일한 치킨맛을 구현해 마트 내부에서도 1등 셰프로 꼽힌다. 밝은 LED 불빛을 따라가다 보면 파릇파릇한 실내 농장이 펼쳐진다. 정체는 IoT(사물인터넷) 기술로 채소를 기르는 스마트팜이다. 최신 기술을 두루 갖춘 곳은 다름 아닌 인천의 이마트 연수점. 이마트는 연수점을 시작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적용한 미래형 대형마트로의 변화를 예고했다.
3일 리뉴얼 오픈한 지 이제 갓 한 달을 넘긴 이마트(139480) 연수점을 방문했다. 이날 연수점에 도착하자마자 "100㎏이 넘는 참다랑어입니다!"라는 힘찬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찾아간 수산물 코너에서는 거대 참치 등장에 "우와"라는 감탄사가 연신 쏟아지고 있었다. 곧 회 전용 칼을 든 숙련된 수산물 담당자가 등장해 참치 머리를 단칼에 잘라 선보였다. 그러고선 거대 참치가 뱃살 등 부위별로 나누어졌다.
이날 목격한 '참치해체쇼'는 이마트 연수점 비정례 행사다. 고객 이색 체험 확대를 위해 이마트는 참치해체쇼를 비롯해 체험 콘텐츠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참치해체쇼 옆에는 참치 주문 키오스크도 마련돼 있다. 세트로 구성된 참치회와 더불어 고객이 원하는 참치 부위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이마트 수산물 담당자는 "진열된 참치회만 구입해 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부위를 선택해 구입할 수 있도록 고객 취향 존중에 신경을 썼다"며 "참다랑어(상)-눈다랑어-황다랑어-새치(하) 등급에서 이마트에서는 눈다랑어 이상만 취급해 품질에도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품질뿐 아니라 이마트 참치회 가격은 시중 식당보다 40% 저렴해 대표 가성비 제품으로도 꼽힌다.
또 한번 고객 발길을 모은 곳은 스마트팜 '팜투테이블' 코너다. 이마트와 협업 중인 스마트팜 기업 '엔씽'이 운영하는 카페 '식물성'이 마련한 공간이다.
인천에 거주 중인 40대 주부 이영현씨(41)는 "매장에서 기른 채소를 현장에서 바로 구매해 먹을 수 있다고 하니 더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초등학생 아이와 같이 오면 좋은 체험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마트 연수점 델리 코너에서는 일하는 로봇도 볼 수 있다. '연수 프라이드 치킨'을 튀겨서 만드는 치킨 로봇이다. 튀김옷을 입힌 닭 조각을 기름에 넣고 적정 시간이 경과하면 기름에서 치킨 조각을 건진다.
치킨 로봇 도입은 '효율성'과 '사원 근무환경 개선' 이유가 제일 컸다. 박윤오 이마트 델리팀장은 "하루종일 기름 냄새를 맡으며 치킨을 튀겨야 했던 사원들이 이번 치킨 로봇 도입으로 유전기로부터 해방할 수 있었다"며 "치킨 업무 외 시간에는 사원들이 다른 업무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한 달간 운영하면서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30% 생산율이 향상됐다"며 "2~3달 정도 파일럿 운영한 뒤 생산·맛을 고도화하고 확산 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객들은 마트에 등장한 로봇이 이색적이라는 반응이었다. 치킨 로봇 앞에서 만난 주부 황종미씨(56)는 "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모습이 신기해 보고 있었다"며 "세상에 이런 마트가 있느냐"며 웃어 보였다.
이마트 연수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인천지역 문화 요소도 녹여냈다. 대표적으로 인천을 연고지로 둔 신세계그룹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가 조성한 '랜더스 광장'이다. 랜더스 소속 선수들의 사진과 유니폼이 전시된 광장은 인천 시민들의 SNS 인증 성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마트 혁신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든든한 지지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은 이날 매장을 찾아 이마트 미래형 마트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오후 3시쯤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한 정 부회장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10년 전부터 항상 '우리는 물건을 파는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사는 경쟁을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이마트도 고객이 물건을 사러 가기보다는 시간을 쓰러 가는 곳으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리뉴얼은 큰 실험이다.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고객들이 더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선물했다"며 "이로 인해 매출이 많이 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리뉴얼 개장 후 추이를 보니 줄지 않았다. 우리 예상이 적중했다"고 덧붙였다.
7월에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이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거쳐 재개장한다.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필두로 이마트는 올해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 연수점은 고객들이 소중한 시간을 내서 대형마트에 와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 매장"이라며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는 고객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혁신 매장을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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