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오르나…‘꿈틀’하는 대출금리, 심상찮네
긴축 통화정책 우려, 국고채·은행채 금리 우상향 곡선
코픽스 상승 전환, 대출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 낮아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1분기 빠르게 진행되던 대출금리 하락세가 4월 들어 주춤하더니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금리 인하와 상생 금융 요구로 대출금리가 하향 곡선을 보였지만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계속된다는 예상이 반영된 결과다. 당분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등 금리와 관련한 이벤트가 이어져 금리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6개월 변동금리는 연 4.09~5.867로 집계됐다. 이는 약 보름 전인 4월 17일 4.18~5.741%와 비교하면 상단 기준 오히려 0.13% 가량 오른 수준이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월별 첫 영업일 기준으로 했을 때 1월 5.27~8.12%로 8%를 넘었다. 이후 2월 4.86~6.89%, 3월 4.53~6.39%로 빠르게 내려갔다. 4월 첫 영업일인 3일에는 4.18~6.22%로 하락세가 주춤하더니 중순쯤을 기점으로 다시 반등한 것이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5년) 역시 지난달 3일 3.69~5.94%에서 17일 3.64~5.82%까지 낮아졌다가 이날 3.70~5.88%까지 올랐다.
다른 대출상품도 비슷한 추세다. 전세자금대출 6개월 변동금리는 지난달 17일 3.74~5.96%에서 이날 3.69~6.02%로 다시 상단이 6%를 재돌파했다. 신용대출 6개월 금리도 같은기간 4.73~6.05%에서 4.63~6.13%로 상단이 상향 조정됐다.
아직까지는 대출금리 오름세가 전반적인 경향은 아니고 상승폭이 크진 않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실제 해당월 취급된 대출을 기준으로 한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1월 4.99%에서 2월 4.84%, 3월 4.77%로 하락 기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고 조달비용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대출금리는 은행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지불해야 하는 시장금리와 리스크 관리와 인건비 등을 감안한 가산금리 등을 합해 결정한다.
은행들은 주로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조달비용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AAA) 3년물 금리(채권평가사 평균)는 이달 2일 기준 3.830%로 최근 한달새 최저인 3.676%(4월 10일)보다 0.154%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한때 6%를 넘겼다가 올해초 4%대까지 낮아진 후 3월부터 3%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가 4월 중순 이후부터 차츰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당분간 기준금리가 하락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1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중장기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를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매파적(통화 긴축적) 입장을 보였다.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금통위가 열리기 전인 지난달 10일 3.192%까지 낮아졌다가 이달 2일 3.335%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 역시 상승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지난 2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물가 등을 감안할 때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7% 오르는데 그쳤지만 식료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3개월 연속 4%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당분간 한은의 매파적 기조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여기에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월 신규취급액 기준 3.56%로 전월대비 0.03%포인트 오르기도 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감안하면 당분간 대출금리가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고채금리는 기준금리 동결 기조와 경기 둔화 전망으로 소강 국면이 지속되겠지만 근원물가 지속되면서 단시일 내 인하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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