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지시 알고도…'필리핀 마약왕' 못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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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데 어쩔 수 없죠. 강제송환이나 되면 모를까SNS로 지시하는 걸 어떻게 저희가 다 알겠어요."
해외 마약사범이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하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지만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도 지난 13일 이른바 '동남아 한국인 3대 마약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박왕열(45)씨 지시를 받고 국내에서 중간판매책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C씨 등 3명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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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서 형 종료돼야 송환 가능
"답답한데 어쩔 수 없죠. 강제송환이나 되면 모를까…SNS로 지시하는 걸 어떻게 저희가 다 알겠어요."
해외 마약사범이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하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지만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에서 수십년형을 선고받은 마약사범은 사실상 국내 송환이 불가능한 탓이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를 받는 전직 조직폭력배 출신 A씨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2년 전부터 필리핀 이민국수용소에 폭행 혐의로 수감돼 있던 A씨가 휴대폰을 이용해 한국 내 중간책을 모집하고 필로폰을 밀반입해 유통시키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같은 수용소 내 국적불상의 외국인에게 접근, 이 외국인의 지인이자 국내에 체류 중인 나이지리아인 B씨에게 기계류 부품에 숨겨 밀반입한 필로폰을 수령하게 했다. A씨는 또 수용소 내에서 구글과 트위터 등에 '고액 아르바이트'라고 광고해 국내 판매책을 모집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멕시코산 필로폰 3.5㎏, 시가 약 116억원 어치를 한국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와 공모해 국내 밀반입된 필로폰을 텔레그램을 통해 전국에 유통한 판매책과 투약자 등 58명을 검거했지만 A씨에 대한 수사는 전혀 진행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국내 송환 시점은 추정하기 어렵다"면서도 "A씨의 추가 범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도 지난 13일 이른바 '동남아 한국인 3대 마약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박왕열(45)씨 지시를 받고 국내에서 중간판매책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C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박씨를 '텔레그램 마약왕'으로 불리는 '전세계'와 동일 인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중간책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보면 이들은 박씨와 모의해 국내에 마약유통을 꾸준히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로부터 마약류를 공급받은 국내 중간판매책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다량 살인)로 필리핀 대법원에서 단기 57년4개월,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해외 사법당국이 검거하지 못한 마약사범도 200여명에 달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해외 도피한 한국인 마약사범 중 미검거자는 218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사범은 형이 종료되면 송환절차를 시작할 수 있지만 미검거 사범은 현지 사법당국의 수사의지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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