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 김정은 대신 경제현장 누비는 北 내각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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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그간 북한이 공들여온 경제 과업은 김덕훈 내각총리가 총괄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이 추후 김 총비서가 한미를 겨냥한 군사행보를 재개하는 경우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경제가 어려운데도 최고지도자가 국방에만 신경을 쓴다'는 인상을 주지 않고자 최근 김 총리의 경제 관련 행보를 부각하는 것일 수 있단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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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에 '경제 소홀히 하지 않는다' 메시지 주려는 의도인 듯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그간 북한이 공들여온 경제 과업은 김덕훈 내각총리가 총괄하는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자에서 김 총리가 평안남북도와 자강도의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 료해(점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 지역의 여러 농장을 돌아본 뒤 △당면한 영농과업을 끝낼 것과 △관개시설들을 정비 보강할 것 등을 지시했다. 또 그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찾은 자리에선 "과학연구기관과의 협동을 강화해 나라(북한)의 보건사업 발전에 이바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이외에도 평양 화성거리의 새집에 입사(入舍)한 근로자 가정을 방문해 축하인사를 전하고, 김책공업종합대학과 대평지구 살림집(주택) 건설장을 찾아 중요대상 설비 제작과 살림집 마감 공사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협의했다고 한다.
노동신문 보도 내용대로라면 김 총기가 농사부터 보건의료, 살림집 건설까지 현재 북한이 공을 들이고 있는 주요 사업을 골고루 돌아본 것이다.
김 총리는 앞서 1일 '노동절'(5·1절, 근로자의 날)에도 평양 '화성지구 2단계' 1만세대 살림집 건설장 등을 찾아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노동절 맞이 금속공업 부문 노동자 체육경기를 관람하는 등 주요 행사를 챙겼다.
반면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 총비서가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에서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완성됐다며 그 발사를 예고한 이후 2주 넘게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김 총비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지난달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동안(4월24~30일)에도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았다. 대신 김 총리가 북한의 '내치'를 살피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29일엔 김 총비서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한미정상들의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지만, 김 총비서는 아직 대미·대남 비난전의 전면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최근 김 총리의 활발한 행보는 '먹고사는 문제'가 절실한 북한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일례로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올 들어 김 총비서의 핵무력 강화 행보와 경제를 챙기는 김 총리의 모습을 함께 보도해왔다.
김 총비서가 앞서 3월27일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를 했을 때도 김 총리는 연포·중평온실농장 실태를 파악했고, 이보다 앞선 3월9일 김 총비서가 화성포병부대를 현지 지도했을 당시 김 총리는 평양 서포지구의 새 거리 건설장과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
북한의 이 같은 보도 행태는 김 총비서 주도로 각종 미사일 발사 등 군사훈련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당국은 주민들이 먹고사는 문제 등 '경제 과업'을 챙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이 추후 김 총비서가 한미를 겨냥한 군사행보를 재개하는 경우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경제가 어려운데도 최고지도자가 국방에만 신경을 쓴다'는 인상을 주지 않고자 최근 김 총리의 경제 관련 행보를 부각하는 것일 수 있단 지적도 나오고 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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