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등단 38년 만에 첫 연작소설...'작별 곁에서'

신재우 기자 2023. 5.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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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신경숙이 등단 38년 만에 첫 연작소설 '작별 곁에서'(창비)를 출간했다.

서간체 형식의 중편소설 세 편을 엮은 '작별 곁에서'는 예기치 않은 일들로 삶의 방향이 바뀌어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표제작 '작별 곁에서'는 '봉인된 시간'의 화자에게 8년 만에 보내는 답신으로 쓰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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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작별 곁에서(사진=창비 제공) 2023.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소설가 신경숙이 등단 38년 만에 첫 연작소설 '작별 곁에서'(창비)를 출간했다.

서간체 형식의 중편소설 세 편을 엮은 '작별 곁에서'는 예기치 않은 일들로 삶의 방향이 바뀌어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작은 뉴욕에서 일 년간 함께했으나 지금은 무슨 일인지 연락이 닿지 않는 화가 ‘선생’에게 쓰는 편지('봉인된 시간')다. 1979년 외교관으로 파견된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넘어온 화자는 박 전 대통령 암살사건과 12·12 쿠데타 이후 암살자의 최측근이라는 이유로 한국 땅을 밟지 못한 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낯선 미국 땅에서 모국어를 그리워하며 고군분투한다.

표제작 '작별 곁에서'는 '봉인된 시간'의 화자에게 8년 만에 보내는 답신으로 쓰인 소설이다. 소중한 이들을 떠나보내고 오랜 시간 은둔했던 ‘나’는 작업실로 사용했던 제주의 숙소를 8년 만에 다시 찾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화자는 제주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4·3의 아픈 흔적을 마주하기도 하고 다시 삶으로 내디딜 힘을 얻기도 한다.

세 편의 소설을 통해 신 작가는 결국 '이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국어와의 작별, 소중한 친구와의 사별, 삶의 전부였던 존재들과의 작별을 통해 작가는 아직 우리에게 사랑할 시간이 남아있음을, 다시 삶으로 향할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신경숙은 '작가의 말'을 통해 "지금 내게는 작별하는 일이 인생 같다"며 "나는 메말라가지만 내가 어떤 글을 쓰든 그 글들이 종내는 작별 옆에 서 있는 사람들의 어깨를 보듬어 주는 온기를 품고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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