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포항에...이차전지 소재라면 전 세계 어디든 간다는 이 회사
전기차 100만 대 공급력 갖춰
포항에 전구체 생산기지 건설
포스코그룹이 배터리 소재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외 가리지 않고 배터리 소재 사업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3일만 해도 굵직한 두 건의 새로운 계획을 공개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니켈을 해외 원료 산지 인도네시아에서 직접 확보하기로 했다. 또 경북 포항에 1조7,000억 원을 들여 배터리 핵심 소재 공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산업의 빠른 성장세에 발맞춰 공급 체계 강화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세계 1위의 니켈 보유·생산국 인도네시아에 니켈 제련 공장을 짓는다고 이날 밝혔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원료로 제련 공장에서 니켈이 담긴 광석을 녹여 배터리 소재에 쓸 니켈 중간재를 만든다.
4억4,100만 달러(약 5,900억 원)가 들어갈 공장은 할마헤라섬 웨다베이 공단에 올해 안에 첫 삽을 뜨고 2025년 상용화할 예정이다. 연간 5만2,000톤 수준(전기차 100만 대 제공)의 니켈 중간재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포스코 소유의 호주 니켈 광산에서는 내년 연간 3만2,000톤 니켈 생산에 들어가며 뉴칼레도니아 원료법인 NMC로부터 공급받은 니켈 광석에서 연 2만 톤의 니켈을 확보하기 위해 전남 광양에 공장을 마련 중이다. 그룹 관계자는 "2030년까지 니켈 생산 능력을 연산 22만 톤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또 다른 배터리 필수 원료인 리튬을 얻기 위해 2018년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광권과 호주 필바라사의 리튬 광산 지분을 사들였다. 이어 올해 2월 호주 진달리리소스사와 미국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2030년까지 30만 톤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은 이날 경북 포항시청에서 경북도, 포항시,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기업인 화유코발트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전작사를 세워 1조2,000억 원을 들여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 공장을 2027년까지 포항에 건설한다. 전구체는 니켈·코발트·망간 등의 원료를 가공해 만드는 이차전지 양극재의 중간 소재다. 이미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에도 양극재 시설(연산 10만6,000톤 규모)을 짓고 있어 이번 투자를 통해 '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클러스터도 기대된다. 이날 투자를 포함하면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 능력은 61만 톤이 된다.
또 약 5,000억 원을 투자해 포항 블루밸리산단 내 19만9,720㎡ 부지에 2025년까지 음극재 생산공장 추가 건설도 추진한다.
"안정적 글로벌 공급망 확보"
포스코그룹은 음극재 부문에선 연산 7만4,000톤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인조흑연 음극재도 국내 최초로 2021년 포항에 연산 8,000톤 규모의 1단계 공장을 세웠고 1월 연산 1만 톤 규모의 2단계 공장 착공에 들어가 생산 능력을 8만6,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런 적극적 투자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로 이어질 전망이다. 배터리 핵심 광물의 경우 채굴·추출 국가와 상관없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50% 이상 가공됐다면 IRA에 따른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서다.
포스코그룹은 국내 최초로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다 보니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미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전기차용 양극재 13조7,696억 원, 음극재 9,393억 원을 수주했고 올해는 삼성SDI와 양극재 40조 원, LG에너지솔루션과 양극재 30조 원 공급 계약을 각각 맺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이차전지 소재 원료 사업은 리튬, 니켈 생산 본격화와 신규 자원, 저탄소 원료 확보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내년 아르헨티나와 국내에서 염호 리튬 생산에 들어가며 고순도니켈 공장과 리사이클링 공장도 차질 없이 준공해 미래 사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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