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문제’에 막혀 한 발짝도 못 움직이는 여야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했지만, 박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먼저”라며 거절했다. 윤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는 자리가 있으면 가겠다고 했지만 박 대표는 이 역시 어렵다고 했다. 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책임진 원내대표는 여야 협치 차원에선 당대표보다 중요한 자리다. 이낙연계인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보다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날 경우 이 대표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기도 어렵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단독 회동이 아니면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 이 대표는 대장동·성남FC·허위 사실 공표 등 수많은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다. 대통령이 이런 사람과 단둘이 만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이번에도 이재명 변수가 여야 협치를 가로막았다.
지난 1년간 상식과 정도를 벗어난 국회의 온갖 행태는 대부분 이 대표와 관련이 있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 석 달 만에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다시 두 달 만에 당대표가 됐다. 이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 그 후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당이 돼 하루도 쉬지 않고 방탄 국회를 여는 중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부결시키고 여당 의원 체포동의안은 통과시켰다. 검수완박법으로 모자라 이 대표의 허위 사실 공표 혐의를 없애는 소급 입법, 이 대표 사건 검사와 판사를 ‘법 왜곡죄’로 처벌할 수 있는 법 등 상상 못할 법들을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대선 때 기본 소득·대출·주택, 아동·청년·노인 수당, 학자금 대출, 쌀값 부양, 탈모 치료까지 포퓰리즘 폭격을 하다시피 했던 이 대표는 이제는 자신의 불법 혐의를 흐리는 데 포퓰리즘을 이용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민주당 의원들이 낸 법안 중 시행 첫 5년간 1조원 넘는 세금이 들어가는 것이 총 52건이다.
민주당 원로들은 윤 대통령이 잘한 일로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 동맹 강화를 꼽았지만, 현역 민주당 의원들은 가짜 뉴스까지 동원해 대통령 외교 흠집 내기에만 열중했다. 민주당 내에도 “이 대표가 없었다면 당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것”이라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금 민주당은 무당급 유튜버와 팬덤, 가짜 뉴스, 저질 지도자의 결합’이라는 내부 진단도 나왔다. 이 대표는 자신이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아니면 장애물이 되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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