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숲세권에 들다 /우아지

민달 시조시인 2023. 5. 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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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집터와 묘터는 배산임수에 좌청룡우백호까지 갖춰지면 명당이라고 했다.

산업화 이후 산야에 공장이나 아파트가 들어서고 바다가 육지로 개간되어서일까.

요즘에는 좌전철우마트를 겸비한 역세권이 최고의 명당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한 마리 새로 환생하여 비와 꽃을 노래하고 바다와 노을 사이를 누비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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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기획

발바닥 흙에 닿아 아스팔트 멀어진 날

깊은 숨 들이쉬면 솔향까지 스며들어

순순히 바지를 걷고 늦은 안부 묻는다


다시는 못 돌아올 제 갈 길 떠난 후에

삼나무 편백나무 건너편에 심은 허브

물음표 뒤척이는 곳, 그곳까지 가 닿을까

작은 새로 환생하면 여기 와서 살고 싶다

한생을 사는 동안 비 오고 꽃도 피고

저 멀리 바다도 다가와 저무는 해 펼친다

예부터 집터와 묘터는 배산임수에 좌청룡우백호까지 갖춰지면 명당이라고 했다. 산업화 이후 산야에 공장이나 아파트가 들어서고 바다가 육지로 개간되어서일까. 요즘에는 좌전철우마트를 겸비한 역세권이 최고의 명당이라고 한다.

시인은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흙길을 밟고 솔향을 맡고 있다. 이미 자연으로 돌아간 넋과 함께 나무가 우거진 숲에 있다. 더 나아가 한 마리 새로 환생하여 비와 꽃을 노래하고 바다와 노을 사이를 누비는 꿈을 꾼다.

시인처럼 다사롭기 그지없는 단꿈을 꾸고 싶다. 새소리에 아침잠을 깨는 숲세권에 살고 싶다. 한때라도 편백나무숲에서 풀벌레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으며 평화로움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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