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트위터와 달라요”… 새 소셜미디어가 쏟아진다

오로라 기자 2023. 5. 4. 03: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위터·인스타 출신이 만든 블루스카이·T2 등에 이용자 몰려

20년 가까이 전 세계 소셜미디어 업계를 지배해 온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 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기성 소셜미디어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던 중국산 앱 ‘틱톡’이 미국 당국의 제재에 주춤하는 사이, 신생 소셜미디어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 IT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블루스카이, 레몬8, 마스토돈, T2 같은 신생 앱들이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며 “실리콘밸리는 마치 (페이스북·트위터 등이 본격 경쟁을 시작한) 2008년이 다시 찾아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IT업계에선 “과거에도 수많은 소셜미디어가 명멸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서비스 대부분을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는 데다, 기존 소셜미디어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면서 약간의 변형을 가한 ‘카피캣’ 형식의 앱들에 이용자들이 호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신생 앱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트위터 클론’들의 공습

3일(현지 시각)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트위터 클론(쌍둥이)’과 마찬가지인 ‘블루스카이 소셜’의 회원 가입 초대장이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에서 120~400달러(약 16만~53만원)에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루스카이는 잭 도시 트위터 전 최고경영자(CEO)가 만든 앱으로, 올 2월 말 애플 앱스토어에 베타테스트 앱이 공개된 후 2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37만5000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초창기 단순한 트위터를 연상시키는 이 앱은 현재 기존 회원이 보내는 초청장을 받은 사람만 가입할 수 있다. 가입 대기자만 1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스카이가 트위터와 다른 점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뚜렷한 운영 주체가 없는 ‘탈중앙화 플랫폼’이라는데 있다. 운영 정책도, 관리 인력도 최소화한 플랫폼으로 만들면서 광고 유치 같은 수익화 부담도 최소화했다. 독일 개발자 오이겐 로흐코가 트위터의 핵심 기능을 따라 만든 ‘마스토돈’은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사용자가 급증해 현재 120만명 안팎이 이용하고 있다. 마스토돈 역시 과도한 상업화를 피하기 위해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수익화로 트위터를 망쳤다는 평가를 받는 머스크와 상반되는 전략이다. 지난달 26일에는 또 다른 트위터 유사 앱인 ‘T2′가 초기 테스트를 마치고 신규 회원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 T2는 트위터에서 수년간 제품 매니저로 일했던 가버 셀이 트위터 동료들과 만든 앱이다. ‘더욱 단순하고 온화한 트위터’를 표방하는 이 앱은 기존 회원 한 명이 한 번에 5명을 초대할 수 있다. 또 다른 트위터 출신 직원들이 모여 만든 유사 앱 ‘스필’도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인스타그램 출신들이 만든 ‘아티팩트’도 지난 2월 출시됐다. 인공지능(AI)으로 개인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앱이다.

◇급부상하는 틱톡커 망명 앱 ‘레몬8′

미국 정부에서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틱톡의 자매 앱 ‘레몬8′도 미국에서 급격하게 세를 키우고 있다. 레몬8은 지난달 29일 미국 앱스토어 전체 앱 순위 10위권에 올랐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지난 2020년에 내놓은 것으로, 인스타그램처럼 사진을 공유하고 제품 구입까지 할 수 있는 ‘소셜커머스’ 앱이다. 틱톡 이용자들의 망명지로 인식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갑작스러운 인기에 일각에선 바이트댄스가 수백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인기 틱토커를 동원해 레몬8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레몬8이 주류 앱으로 자리 잡을 경우, 서비스가 유사한 인스타그램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크 업계에서는 기성 소셜미디어에 대한 사용자들의 지루함이 신규 앱의 성공 비결이라고 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지난 1~2년간 월간활성이용자 수를 현상 유지 상태로 겨우 버티고 있다. 트위터는 내년까지 이용자 3200만명이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틱톡이 등장했을 때는 기존 서비스들이 빠르게 유사 숏폼 서비스를 내놓으며 손실을 최소화했다”면서 “서비스 자체가 싫어져서 떠나는 경우에는 대응이 훨씬 어렵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