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포스코의 대변신… ‘배터리 소재’ 강자 우뚝

한재희 기자 2023. 5. 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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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기업 포스코그룹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배터리 소재'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3일 국내 기업 최초로 배터리 핵심 원료인 니켈을 원료 산지에서 직접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중국의 화유코발트, 경북도, 포항시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1조7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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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원료 니켈, 인니서 직접 생산
국내 공장에 1조7000억 신규 투자
광양-포항 중심 밸류체인 구축
사업다각화 통해 재계 5위 올라
포스코퓨처엠과 화유코발트가 2019년 준공한 중국 저장성의 양극재 합작법인 절강포화 생산시설 전경. 두 회사는 경북 포항 블루밸리 산단에 2027년까지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라인을 완공하겠다고 3일 밝혔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철강기업 포스코그룹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배터리 소재’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니켈, 리튬 등 핵심 소재를 해외에서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외에 대규모 소재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러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최근 재계 서열 5위로 뛰어올랐다.

● 국내외 소재 생산기지 확대

포스코홀딩스는 3일 국내 기업 최초로 배터리 핵심 원료인 니켈을 원료 산지에서 직접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1위 니켈 보유·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 니켈 제련 공장을 새로 건설하기로 했다. 니켈을 함유한 광석을 녹여 니켈 중간재(니켈매트)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포스코홀딩스는 이곳에 전기차 10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연 5만2000t(니켈 함유량 기준) 수준의 니켈매트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총 4억4100만 달러(약 5900억 원)를 투자해 2025년 준공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과 화유코발트, 경북도, 포항시는 3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2차전지 소재 산업 관련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중국의 화유코발트, 경북도, 포항시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1조7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1조2000억 원은 배터리용 양극재의 중간 소재인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라인을 짓는 데 투자된다. 나머지 5000억 원은 음극재 생산라인을 만드는 데 들어간다. 전구체·고순도 니켈 공장은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인 화유코발트와 합작사를 세워 2027년까지 짓고, 음극재 공장은 포스코퓨처엠 단독으로 2025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 광양·포항 중심의 밸류체인

철강 회사로만 인식되던 포스코그룹은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와 2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을 촘촘하게 꾸리고 있다. 건설 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철강 사업 전망은 여전히 어둡지만 ‘미래 먹거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올해 1210억 달러에서 2035년 616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차전지 소재의 밸류체인은 ‘광물 채취→원료 생성→중간 소재→최종 소재’라는 4단계로 나뉜다. 포스코홀딩스는 주로 광물 자원을 채취한 뒤 이를 배터리 소재로 쓸 수 있도록 원료로 가공하는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 원료를 활용해 중간 소재나 최종 소재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그룹은 전남 광양과 경북 포항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광양에는 포스코퓨처엠이 양극재·전구체 공장을, 포스코홀딩스가 고순도 니켈 정제 공장 등을 건설 중이다. 포항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양극재 공장을, 포스코홀딩스가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 기대감에 치솟는 주가

포스코그룹의 사업 전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주식시장에서도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3일 기준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연초 대비 80.2% 상승한 주당 34만5000원, 포스코홀딩스는 39.7% 오른 38만 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제외하면 포스코홀딩스는 시가총액 9위, 포스코퓨처엠은 11위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659억 원에 불과한 포스코퓨처엠의 주가가 덩치가 10∼20배 큰 기업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자산도 크게 늘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재계 순위에서 자산 총액 132조 원으로 삼성 SK 현대자동차 LG에 이어 5위에 올랐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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