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치솟는 어린이날 물가에 근심 가득한 가계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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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각 가정의 지출이 가장 많은 가정의달이다.
하지만 유독 외식 물가가 상승하는 등 가정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이 많다.
서민이 체감하는 현장 물가는 통계상 드러난 것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부산의 경우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7.8%에서 지난달에는 8.3%로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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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각 가정의 지출이 가장 많은 가정의달이다. 올해는 경제적 부담이 더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독 외식 물가가 상승하는 등 가정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이 많다. 이른바 ‘어린이날 물가’까지 치솟고 있다. 어버이날도 곧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계 근심은 증폭되고 있다. 서민이 체감하는 현장 물가는 통계상 드러난 것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어린이와 유아 등을 대상으로 한 가족 관련 품목 물가가 가파른 상승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지역 ‘놀이시설 이용료’ 지수는 109.51(2020년=100·이하 지수 기준)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7.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6.3%)과 비교해도 상승률이 더 높다. 어린이 관련 용품이 많은 문방구 가격 상승률도 지난달 7.2%로 집계됐다. 2012년 1월(10.0%)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필기구 가격도 지난달 10.7% 올라 2012년 2월(16.1%)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장난감 가격 상승률은 1.4%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3월(0.9%)과 비교하면 0.5%포인트 올랐다.
당장 내일로 다가온 어린이날을 맞아 매년 해오던 ‘가족 모임’을 건너뛰어야 할 판이라고 호소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어린 자녀가 일 년에 한 번 당당하게 주인공이 되는 자리조차 마련하지 못할 부모의 심정을 생각한다면 가슴 아픈 현실이다. 부산의 경우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7.8%에서 지난달에는 8.3%로 더 높아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난한 먹거리로 선호받는 삼겹살과 치킨 가격은 고공 행진 중이다. 한국소비자원이 내놓은 지난 3월 부산지역 삼겹살(200g 환산 기준) 평균 가격은 1만6676원으로 1년 전 같은 달(1만4608원)보다 14.2%나 치솟았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음식점에서 삼겹살을 먹으면서 음료나 찌개 등 식사까지 곁들이면 1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외식을 하지 않고 집에서 치킨 한 마리만 시켜먹어도 배달료(3000~5000원)를 포함해 3만 원(교촌치킨 허니콤보 기준)을 지불해야 한다. 지난 3월 이후 짜장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이 6000원을 웃돌았다. 소비자 피부에 와 닿는 물가 고통은 엄청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3.7%)은 2022년 7월(6.3%)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다. 물가 상승 폭이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소비현장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재료비와 인건비 인상 등으로 원가 부담이 오름세를 유지하는 외식 물가는 둔화할 조짐이 안 보인다. 가스·전기요금 인상 요인까지 곧 반영될 예정이다. 한 번 오른 서비스 물가는 좀처럼 잡기 어렵다. 경제 당국은 어린이날에도 자녀를 위해 지갑을 못 여는 가계 사정을 꼼꼼하게 챙겨봐야 할 것이다. 전체 물가 상승률이 진정세를 보인다고 안심하지 말고 민생 경제를 위해 세밀하게 정책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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