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업은행 행정절차 마무리…부산 이전 속도 낸다

2023. 5. 4. 03: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토교통부가 KDB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어제 지정 고시했다.

국토부는 "금융 관련 기관이 집적돼 있는 부산으로 옮김으로써 유기적인 협업과 연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로써 산은 부산 이전과 관련한 행정절차는 사실상 마무리 됐다.

법 개정에 앞서 행정절차를 밟는 게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을 뿐더러, 민주당 정권 때 시행한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에도 이런 방식으로 추진됐음을 담당 기관에서 누차 설명했음에도 귀를 막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체계획안에 핵심기능 포함 필요, 법개정 거부 민주당 이제 협조해야

국토교통부가 KDB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어제 지정 고시했다. 국토부는 “금융 관련 기관이 집적돼 있는 부산으로 옮김으로써 유기적인 협업과 연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산은은 2005년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서울 잔류기관으로 남았으나 이번 고시를 통해 제외됐다. 이로써 산은 부산 이전과 관련한 행정절차는 사실상 마무리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지 약 1년 3개월 만이다. 부산시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히며 본사 기능의 충분한 이전과 임직원들의 주거 교육 등 양질의 정주 여건 조성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이 확정됐다 해도 결코 만만치 않은 고비들이 남아 있다. 우선 계획안이 나와야 한다. 본사 이전 규모와 비용 등을 결정하고 추산하는 문제다. 용역이 이달 중 마무리 되면 보다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산은은 동남권 영업력 강화를 위해 지역성장부문을 부산으로 이미 옮겼고, 해양산업금융 2실을 신설해 배치했다. 부행장급을 비롯해 직원 54명이 발령을 받아 문현금융단지와 산은 부산지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산은이 껍데기만 보내고 핵심기능은 서울에 남겨두는 형식이 되면 효과는 당연히 반감된다. 부산행을 강력 반대하는 노조 입김이 반영되면 이런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에 계획안이 확정되기까지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산은법 개정 작업이 사실상 멈춤 상태라는데 있다. 본점을 서울로 못 박아 놓은 법을 부산으로 바꿔야 하는데 속도가 안 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심사 보류 결정 이후 6개월 가까이 논의조차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비협조 탓이다. 오히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 14명은 지난달 “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절차 진행은 위법”이라며 관련 작업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내기까지 했다. 법 개정에 앞서 행정절차를 밟는 게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을 뿐더러, 민주당 정권 때 시행한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에도 이런 방식으로 추진됐음을 담당 기관에서 누차 설명했음에도 귀를 막고 있다. 논리는 없고 억지만 반복하는 모양새다.

대한민국 인구는 건국 이래 수십년간 지방에서 서울로만 유입되다가 노무현 정부가 밀어붙인 1차 공공기관 이전 이후 최초로 비수도권행 반짝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최근엔 다시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이는 공공기관 이전의 한계가 아니라 1차 이전의 불완전성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공공기관 몇개를 옮긴다고 지역 경제가 완전히 살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자석처럼 관련 기관과 기업을 주변에 모으고 다른 산업에까지 파급력을 미치는 연쇄적인 상승작용을 기대한다. 특히 산업은행이 그렇다. 민주당은 공공기관 이전과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듯한 작금의 모습이 누구도 아닌 바로 자당의 업적을 허무는 일이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