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500만 깜짝, 韓日 문화장벽 무너진 것 실감”

이원 기자 2023. 5. 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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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스즈메의 문단속' 개봉에 맞춰 내한했을 때 300만 관객이 넘으면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벌써 500만 명 가까이 돼서 저 자신도 놀라고 있다."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저는 '예스 재팬'이라기보다는 정치와 별개로 한국과 일본이 서로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서 저항이 없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도 요즘 K-팝이나 K-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하고, 많이 보고 있다"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나 '스즈메의 문단속'도 국적과 상관없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즐긴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K-팝도 한국의 것이라는 의미보다는 곡이 좋다거나 가수가 예쁘다는 이유에서 즐기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은 서로에 대한 문화적인 장벽이라는 것이 없어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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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흥행질주 日 애니 감독 신카이 마코토

- ‘너의 이름은’‘날씨의 아이’ 잇는
- 재난 3부작…동일본 지진 그려

- “재해로 상처입은 소녀의 극복기
- 韓 청년들 마음 움직인 것 같아
- 日도 정치와 별개로 K-팝에 열광”

“지난번 ‘스즈메의 문단속’ 개봉에 맞춰 내한했을 때 300만 관객이 넘으면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벌써 500만 명 가까이 돼서 저 자신도 놀라고 있다.”

‘스즈메의 문단속’ 500만 관객 돌파를 맞아 내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작품에 나오는, 다리가 세 개인 ‘소타 의자’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쇼박스 제공


마침 ‘스즈메의 문단속’이 500만 관객을 돌파한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에서 만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인터뷰에 앞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사랑해 준 한국 관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3월 8일 개봉해 3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2일까지 517만 관객을 모아 ‘겨울왕국’ 1, 2편에 이어 역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흥행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 영화가 일본에서 12년 전에 있었던 재해를 그리기 때문에 한국 분들이 즐겁게 잘 봐주실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재해 이후 일본 사회의 일면을 그린 측면이 있어 불안한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한국의 젊은 관객이 많이 봐주셨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지금은 약간 안심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흥행 이유에 대해서는 “재해 탓에 상처 입은 소녀가 그것을 회복해 나간다는 이야기가 한국 젊은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준 게 아닐까 짐작한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정적인 이유가 뭔지 제게 알려주면 좋겠다”고 되물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이전 작품인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와 함께 재난 3부작으로 불린다. 3편 연속으로 동일본대지진에 관해 다뤘다. 그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자신 인생 속에서 자신을 크게 변화시킬 만한 큰 사건을 만나는 것 같다. 저에게는 그것이 동일본 대지진이었다. 직접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제 안에 무언가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스즈메의 문단속’. 쇼박스 제공


이어 일본의 재해를 다룬 작품이지만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에 대한 생각도 이어갔다. “저의 발밑만을 보고 만든 작품들이 이렇게 한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많이 봐주시는 것이 굉장히 신기하다. 다만 계속해서 자기 내면을 바라보는 일은 남을 바라보는 것과도 이어질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이 영화의 결과를 보면서 하게 됐다.”

일본의 보수 신문인 산케이신문은 한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이 흥행한 것을 예로 들며 ‘예스 재팬 세대’(반일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 문화와 일본 제품을 즐기는 2030 세대)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저는 ‘예스 재팬’이라기보다는 정치와 별개로 한국과 일본이 서로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서 저항이 없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도 요즘 K-팝이나 K-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하고, 많이 보고 있다”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나 ‘스즈메의 문단속’도 국적과 상관없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즐긴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K-팝도 한국의 것이라는 의미보다는 곡이 좋다거나 가수가 예쁘다는 이유에서 즐기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은 서로에 대한 문화적인 장벽이라는 것이 없어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개봉한 지 두 달이 지났어도 좋은 성적을 보이는 ‘스즈메의 문단속’은 더빙판을 오는 17일에 개봉하며 흥행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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