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만 믿었다가… 中 애국소비에 당한 업계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4년 만에 해제되면서 수혜를 기대했던 국내 화장품 업계가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은 작년의 반 토막으로 급감했고, LG생활건강 역시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원자재 비용과 물류비 같은 비용이 크게 증가한 데다 기대를 잔뜩 걸었던 중국에서의 매출 회복이 부진한 탓이다. 특히 코로나 기간 중국에서 자국 화장품이 크게 성장하면서 ‘애국 소비(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이 강화된 이유가 컸다.
◇ 코로나 끝나도 중국 애국소비에 한국 화장품 업체들 직격탄… 아모레는 1분기 영업익 반토막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분기 매출 1조91억원, 영업이익 816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20.1%, 52.3%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는 면세 채널 판매 부진으로 매출이 전년보다 24.6% 하락했고, 해외 시장 매출도 16.8%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와 해외 매출 비율은 6대4 수준이다. 노 마스크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백화점·가두점 매출은 성장했지만 면세점 매출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게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매출의 80%를 담당하는 아시아권 매출(2752억원)이 27% 하락했다. 해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40% 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매출이 각각 80%, 90% 증가했다.
◇ 중국 편중이 실적 악화 부메랑으로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은 1조6837억원으로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59억원에 그쳐 16.9% 급감했다. 물류비·인건비 같은 원가 부담과 고정비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해외 매출(5002억원)은 1.7% 하락했다. 하지만 해외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14.1%)과 일본(-18.3%) 시장에선 크게 부진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일본 매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한 데다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 비용 부담과 고정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 부진은 온라인 ‘역(逆)직구’에서도 나타난다. 1분기 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한 금액은 1407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60.6% 감소했다.
◇온라인·중동 등 개척 나서
화장품 업계는 코로나 기간 미·중 갈등 상황과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애국 마케팅으로 시작된 중국 젊은층의 애국 소비 성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해외 시장을 중국 이외로 다변화하고, 온라인 등 판매 채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선 방문 채널 판매원들이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중동·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올해부터 유럽·중동·러시아 부문도 신설했다. LG생활건강은 작년 북미·일본 사업을 확대한 데 이어 동남아 사업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소 브랜드들은 중동 같은 신시장을 공략한다. CJ올리브영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 ‘웨이크메이크’는 작년 8월 중동 지역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눈닷컴에 입점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세포라·페이시스 같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눈 화장이 발달한 중동 시장에서 아이라이너 제품 하나가 9개월 동안 1만개 이상 팔리는 등 좋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중소 브랜드 ‘디어달리아’ 역시 올해 상반기 안에 아랍에미리트·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매장 36곳에 입점하고, 하반기에는 이집트·쿠웨이트·바레인 등에 진출한다. 한국콜마 역시 올해 하반기 아랍에미리트에 자체 브랜드 화장품을 제조·공급하는 등 중동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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