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임창정은 피해자일까? 여론이 싸늘한 이유
유명 가수 임창정씨가 ‘SG발 주가 폭락 사태’에서 스스로를 피해자라 지칭하고 있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투자 권유를 하지 않았다”는 임씨 주장과 배치되는 듯한 영상마저 공개되자 그를 보는 시선은 더 따가워졌다.
작년 12월 임씨는 주가 조작 세력으로 의심받는 H투자자문 대표 라덕연씨가 참석한 투자자 모임에서 라씨를 지목하며 “너 잘하고 있어. 왜냐면 내 돈을 가져간 저 XX가 대단한 거야”라며 투자를 권유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임씨가 라씨한테 돈을 맡기는 것에 대해 “아주 종교야”라고 말하자, 청중들은 “할렐루야. 믿습니다”라고 반응했다.
이번 사태는 대성홀딩스·서울가스·삼천리·다우데이타·하림지주 등 8종목의 주가가 지난달 24일부터 하한가로 떨어지며 시작됐다. 모두 프랑스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창구에서 대량 매도 주문이 나와서 SG발 폭락 사태로 불린다. 27일까지 나흘 동안 최대 76% 폭락하며 코스피 기준 역대 최장 하한가 기록을 세웠다. 8종목 시가총액 8조2000억원이 증발하며 1500명 넘는 투자자들이 1조원 안팎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임씨도 올해 초 자신의 연예기획사 지분 일부를 라씨 측에 매각하며 50억원을 받고, 그중 30억원을 라씨에게 다시 맡겼다. 그러면서 아내와 자신의 신분증을 줘가며 대리 투자하게 했다.
임씨는 한 달 반 만에 두 배 가까운 수익(58억원)이 날 때까지만 해도 잠잠했다. 그러다가 폭락 사태로 원금을 까먹고 60억원 빚까지 지고 난 뒤 ‘피해자’를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임씨는 작년 11월 라씨 측의 1조원 투자금 유치 축하 파티에 아내와 동석했고, 지난달 초에는 라씨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골프장 투자 출장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 콘텐츠 제작사에 라씨 핵심 인물들을 사내 이사로 올려주기도 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이 정도면 거의 동업자 수준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임씨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고 나는 (주가 조작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임씨 외에도 이번 사태에 등장하는 모든 관련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씨도, 한 중견기업 전 회장님도 큰돈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투자 실패자’ ‘피해 호소인’이 더 정확한 표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라씨와 다우데이타를 소유한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 간에는 주가 폭락 책임을 놓고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김 회장은 주가 폭락 이틀 전에 다우데이타 주식 605억원어치를 매도했고 ‘폭락을 미리 안 것 아니었냐’는 의혹을 받았다. 김 회장 측은 “적법한 절차대로 팔았고 시점이 공교로웠다”고 해명했다.
거대한 ‘투전판’이 열렸다가 작전이 수포로 돌아가며 관련자들끼리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이를 지켜보는 일반 투자자들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아무 정보 없이 해당 종목들에 투자했다가 진짜 ‘피해’를 본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어디 호소할 곳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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