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누님은 늘 영화였다”… 故 강수연 추모전
“누님은 늘 영화였어요(봉준호 감독)”. “존재만으로도 그저 빛이신 선배님(김현주 배우)”.
누군가에게 영화 그 자체이자 빛이었던 배우 강수연의 1주기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 개막식이 오는 7일 오후 6시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다. 고인은 지난해 5월 7일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과 메가박스 성수에서 ‘처녀들의 저녁 식사’ ‘씨받이’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 고인의 주요 출연작 11작품을 상영한다. 임권택·연상호 감독, 박중훈·김현주 배우 등이 관객과의 대화 등을 통해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는다.
추모집 ‘강수연’도 발간된다. 영화평론가 정성일, 각본가 겸 소설가 정세랑 등이 주요 필진으로 참가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설경구·김현주의 손 편지도 수록됐다. 봉 감독은 ‘수연 누님께’라 운을 뗀 편지에 이렇게 썼다. “이제 당분간은 새로운 얘기를 나눌 수가 없기에, 예전에 누님이 해주셨던 많은 이야기들, 그저 고스란히 간직만 하겠습니다. 그 반짝이던 눈빛과 더불어. 누님은 늘 영화였어요.”
봉준호 감독 말대로 1980~1990년대엔 강수연이 곧 한국 영화였다. 1987년 이탈리아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한국 영화계의 첫 ‘월드 스타’.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를 맞은 2015~2017년엔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여걸이기도 했다.
배우 설경구는 “휴대전화에 강수연이 ‘깡짱’으로 저장돼 있다”며 “깡다구에 당당하고 당차고 똑 부러지는 모습이 짱이어서 ‘깡짱’”이라고 편지에 썼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는 평소 고인이 영화인을 독려하며 자주 쓰던 말에서 왔다.
1980년대에 태어나 강수연의 90년대 작품이 더 익숙하고, 그 이전 작품들은 뒤늦게 보았단 작가 정세랑은 그를 이렇게 추모했다. “강수연 배우님이 사랑하셨던 세계를, 이어 사랑해나갈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어지며 확산될, 그러나 결코 희석되지는 않을 사랑 속에서 언제까지고 빛나시길 바랍니다.”
추모전 예매 등은 공식 홈페이지(http://kangsooyoun.com), 추모집은 오는 5월 중순 일반 서점에서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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