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미래] ‘글 쓰는 인공지능’ 사용 설명서
그림 그리는 인공지능(AI)은 근사하지만 글 쓰는 인공지능은 별 볼일 없다고, 몇주 전 나는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 생각이 바뀌었다. 글 쓰는 인공지능이 퍽 요긴하다고 이제 나는 주위에 말하고 다닌다. GPT-4를 써보려고 돈 내고 결제도 했다. 챗GPT를 사용해보시라고 독자님께도 권할 생각이다. 글 말미에 유용한 정보도 알려드릴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글 쓰는 인공지능 때문에 사회 전체가 뒤집어질 것처럼 부풀려 이야기하는데, 나는 그럴 것 같지 않다. 글 쓰는 인공지능은 문자 메시지 정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다고 작은 변화는 아니다. e메일과 문자 메시지가 보급되면서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몇배로 일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사람이 남보다 일을 많이 하고, 인공지능을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일자리를 지키기 어려워질 터이다. 자본주의란 그런 것이니.
그렇다면 글 쓰는 인공지능을 창작과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주위 분들께 물었다. 어떤 사람은 인공지능에 회의 기록을 넘기고 회의록을 대신 써달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인공지능에 초벌 번역을 맡긴다. 어떤 사람은 PDF 문서를 요약시킨다. 나로 말하면 자료의 수집과 정리에 사용한다. 역사 만화와 역사 글을 짓기 전에 인공지능에게 자료 검토를 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모든 경우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GPT는 모든 분야에 대해 어중간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의 경우, 인공지능은 도움이 안 된다. 내가 인공지능의 대답에 대해 팩트 체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잘 아는 분야도 도움이 안 된다. 인공지능의 어중간한 대답쯤은 나도 이미 알기 때문이다. 내가 어중간하게 아는 분야에, 내가 모르는 한두 가지 지식을 인공지능이 아는, 아주 한정된 경우에만 인공지능은 도움이 된다.
이런 점에서 문자 메시지와 비슷하다. 아무 때나 문자 메시지를 쓰지는 않는다.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이야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온라인으로 화상 회의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도 될 때는 따로 있다. 우리는 이럴 때만 문자 메시지를 쓴다. 그래도 일손이 준다. 품이 덜 든다.
인공지능도 그렇다. 쓸모 있는 경우는 따로 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 어떤 인공지능을 쓸지, 누구에게나 권해드릴 기준은 없다. 사람마다 경우마다 그때그때 다르다. 이 감각을 몸에 익히려면 인공지능을 자주 써봐야 한다. 어떤 보조 프로그램을 쓸지도 하나하나 써보며 익혀야 한다.
나는 요즘 이렇게 작업한다. 자료 찾을 때 AIPRM을 쓰고, 팩트체크에 웹챗GPT를 이용한다. 페이지 요약에 리더GPT를 사용하고, PDF를 요약할 때는 챗PDF라는 사이트에 들른다. 집필할 때는 클로바노트를 쓴다. (검색해보시길.) 몇주 사용하면서 알게 된 정보다. 독자님께도 나는 권한다. 창작이며 업무며 인공지능을 써보시라고 말이다. 직접 써보지 않으면, 언제 어떻게 써야 할지 알 수 없으니.
김태권 만화가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민심의 법정서 이재명은 무죄”···민주당 연석회의 열고 비상행동 나서
- 40대부터 매일 160분 걷는 데 투자하면···수명은 얼마나 늘어날까?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은반 위 울려퍼진 섬뜩한 “무궁화꽃이~”···‘오징어게임’ 피겨 연기로 그랑프리 쇼트 2위
- ‘신의 인플루언서’ MZ세대 최초의 성인···유해 일부 한국에 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