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크렘린궁 드론 공격… 푸틴 노렸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암살을 시도하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크렘린궁에 드론(무인기) 공격을 했다고 러시아가 3일(현지 시각)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실은 “전날(2일) 밤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로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 공격을 시도했다”며 “무인기 2대가 크렘린궁을 겨냥했지만, 우리 군이 전자전 체계를 적절하게 운용해 이를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격 행위는 러시아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계획적인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다. “러시아는 적합한 시기와 장소에서 보복할 권리가 있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공격 당시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 없었다고 했다. 푸틴은 모스크바 외곽 노보 오가료뵤 관저에 머물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공격 이후엔 예정된 일정 그대로 업무를 수행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엔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크렘린궁으로 향하다 지붕 위에서 폭발을 일으키고 추락하는 영상이 퍼졌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은 “해당 영상이 실제로 러시아 당국이 주장하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장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크렘린궁을 공격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러시아가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건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테러를 준비 중이란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다며 이를 빌미로 대대적인 공습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최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한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방문해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아이슬란드·핀란드 등 북유럽 5국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봄철 대반격이 예정된 가운데 무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율레(YLE)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젤렌스키가 참석한 이날 회담에서 북유럽 5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북유럽 국가들의 지속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젤렌스키의 핀란드 방문은 보안 문제로 이날 헬싱키 공항 도착 후에 공개됐다. 핀란드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레오파르트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군사 지원을 해왔다.
젤렌스키는 북유럽 5국 회담과 별도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을 포함해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아이슬란드 등 각국 정상과 연쇄 양자 회담을 갖는다.
젤렌스키는 또 오는 13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초청으로 독일 베를린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젤렌스키의 독일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젤렌스키는 14일 유럽의 통합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되는 카롤루스 대제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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