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올해 서울광장 ‘퀴어축제’ 불허

지난해 7월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무지개 깃발이 펼쳐지자 환호하고 있다./뉴스1

서울시가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 중구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축제조직위원회 측은 성소수자 반대 세력의 압력 등에 따른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3일 공지문을 통해 “이날 오전 갑작스럽게 열린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에서 서울퀴어퍼레이드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축제가 예정된 7월 1일 광장 사용을 신고한 청소년 관련 행사와 일정이 겹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해당 행사는 기독교 단체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불식시키고 다양한 성 정체성을 드러내겠다는 취지로 진행되는 축제다. 지난 2000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첫 번째 축제가 진행됐고, 2015년부터는 매년 6~7월 서울광장에서 열려왔다. 코로나가 극심했던 2020~2021년에는 온라인에서 진행됐는데 작년에는 다시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서울광장 일대를 행진하는 퍼레이드가 유명하지만 일부 퇴폐적이고 자극적인 참가자들의 행태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 3일 서울시에 퀴어문화축제를 위한 서울광장 사용을 신고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같은 날 중복 신고된 ‘청소년·청년 회복콘서트’를 우선순위로 판단, 조직위의 사용을 불허했다고 한다. 조직위는 “조례에 따른 적법한 (허가)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서울시의 개입과 (성소수자) 혐오 세력의 압력 등이 사실이 됐다”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계획한 날짜에 축제 개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직위는 “서울퀴어퍼레이드는 반드시 열린다”며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