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대 줄이고 볼거리 늘린 이마트 연수점…매출 18% 늘어 리뉴얼 효과 '톡톡'

◇인천 이마트 연수점 참치 정육점 코너에서 참다랑어가 해체되는 모습. 사진=강우진기자

3일 오후 1시40분 인천 이마트 연수점 참치 정육점 코너. 120㎏ 중량의 욕지도산 참다랑어가 부위별로 해체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사람만 한 크기의 참치가 분해되는 모습에 고객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인근 스마트팜에는 유러피안 레터스 등 채소들을 밝은 조명이 가득한 투명 유리장 안에서 재배 중이다. 치킨 코너에서는 로봇이 튀겨진 치킨의 기름을 털어내는 데 한창이다.

에스컬레이터 옆에는 SSG랜더스 야구 선수들의 유니폼이 걸린 랜더스 광장이 눈길을 끈다. 165㎡ 규모 공간에 SSG랜더스 야구단 라커룸을 그대로 재현했다.

지난 3월 리뉴얼한 이마트 연수점이 다양한 볼거리와 신선한 제품 등을 앞세워 성공을 거두고 있다. 최근 한 달(3월 30일~4월 30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 고객 수도 약 23% 증가했다.

◇실내에서 재배 중인 채소들. 사진=강우진기자

세부적으로는 서울 성수동·수원 행궁동 등 유명 맛집 25곳이 입점한 '미식가'와 플라워샵, 아로마샵 등 체험형 테넌트가 인기를 끌며 F&B와 라이스프타일 테넌트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참치 정육점, 실내 스마트팜, 축산 숙성 전용 쇼케이스 등이 포진한 그로서리 매장은 델리 48%, 채소 20%, 수산 23%, 가공식품 13%, 축산 13% 등 매출 향상을 보였다.

고객 유치에는 문화 공간도 한 몫했다.

랜더스 광장과 더불어 지하에 위치한 '랜더스 굿즈샵'에도 많은 야구팬들이 방문하고 있다. 2층의 760㎡ 규모 키즈카페 '바운스 칠드런스파크'에는 평일 오후와 주말 시간대 개인 고객뿐만 아니라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단체 예약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랜더스 광장. 사진=강우진기자

이마트는 지난 2020년 이마트타운 월계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체험 요소를 강화한 공간 재구성에 집중하고 있다.

연수점과 유사하게 앞으로의 리뉴얼은 판매 공간을 줄이고, 체험형 공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수점은 종전 이마트 직영 판매 공간이 1만2561㎡에서 5619㎡로 줄었지만 식품점 매장은 3867㎡에서 4297㎡로 확대됐다. 커진 공간에는 스마트팜, 대형 정육 쇼케이스, 치킨 로봇 등 이색 볼거리가 자리했다. 이마트 직영 공간이 줄어든 대신 전문점·테넌트 규모가 증가한 것이다.

이마트는 오는 7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을 리뉴얼해 재개장한다. 올해 10여 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육코너를 둘러보는 정용진 부회장. 사진=강우진기자

이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매장 전반을 점검했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의 이마트 사업의 방향성은 고객 경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SG랜더스를 활용한 스포츠마케팅도 지속 추진해 매장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 부회장은 "연수점 테넌트 공간의 확대로 실질 매장 면적은 줄었지만,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며 "이마트는 물건을 사러 가는 곳보다는 시간을 쓰러 가는 곳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에 조성되는 SSG랜더스 관련 공간이 야구팬들의 성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